잊혀진 63년 전 비석이 파출소의 얼굴이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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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진접파출소, '김세장 지서주임 공로비' 알리기 나서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 진접파출소에는 오래된 비석 하나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차장 끝 귀퉁이에 덩그러니 놓인 비석에는 '지서주임경위김공세장 기공비'(支署主任警衛金公勢場 紀功碑)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오랫동안 파출소에서 자리를 지켰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이 비석에 담긴 사연이나 의미를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비석이 만들어졌던 1958년 6월에는 조간 신문에 기사가 실릴 정도로 나름 떠들썩했다.
1958년 6월 8일 당시 양주군 진전면이었던 이곳에서 비석의 주인공인 김세장 지서주임 기공비 제막식이 열렸다.
현재 파출소장 직위에 해당하는 지서주임은 당시에는 동네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지위로, 보통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김 경위는 권위적인 모습은 버리고 주민들에게 솔선수범하며 헌신해 칭송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지서주임 임기는 보통 1년이지만 주민들이 계속 요청해 4년이나 근무할 정도였다.
결국 1958년 김 경위가 정년을 마치고 퇴직하게 되자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기공비를 만든 것이다.
생존한 경찰관에게 주민들이 공로비를 헌사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이처럼 뜻깊은 기공비지만 세월이 흐르며 그 안에 담긴 의미도 서서히 잊혀 갔다.
파출소 건물이 몇 차례 공사를 거치며 비석은 어색한 장소에 덩그러니 방치됐다.
부임 후 비석에 대한 사연을 접한 진접파출소장 경영택 경감은 비석에 담긴 의미를 후배와 주민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경 소장은 우선 비석을 주차장 구석에서 파출소 정문 바로 옆으로 옮겨, 오가는 이가 볼 수 있게 했다.
또 직접 당시 관련 신문 기사를 찾아내고, 동네 어르신 중 김세장 지서주임을 기억하는 이를 수소문해 이야기도 들었다.
한 팔순 어르신은 김세장 경위에 대해 "새를 잡으려 산탄총을 쏘다가 실수로 지서에 쏴서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김세장씨는 지서에서 쓸 장작 몇 개 패는 거로 너그럽게 용서해줬다"고 회상했다.
경 소장은 "자치경찰제 출범 시대에 김 선배의 업적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 진접파출소에는 오래된 비석 하나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차장 끝 귀퉁이에 덩그러니 놓인 비석에는 '지서주임경위김공세장 기공비'(支署主任警衛金公勢場 紀功碑)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오랫동안 파출소에서 자리를 지켰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이 비석에 담긴 사연이나 의미를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비석이 만들어졌던 1958년 6월에는 조간 신문에 기사가 실릴 정도로 나름 떠들썩했다.
1958년 6월 8일 당시 양주군 진전면이었던 이곳에서 비석의 주인공인 김세장 지서주임 기공비 제막식이 열렸다.
현재 파출소장 직위에 해당하는 지서주임은 당시에는 동네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지위로, 보통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김 경위는 권위적인 모습은 버리고 주민들에게 솔선수범하며 헌신해 칭송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지서주임 임기는 보통 1년이지만 주민들이 계속 요청해 4년이나 근무할 정도였다.
결국 1958년 김 경위가 정년을 마치고 퇴직하게 되자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기공비를 만든 것이다.
생존한 경찰관에게 주민들이 공로비를 헌사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이처럼 뜻깊은 기공비지만 세월이 흐르며 그 안에 담긴 의미도 서서히 잊혀 갔다.
파출소 건물이 몇 차례 공사를 거치며 비석은 어색한 장소에 덩그러니 방치됐다.
부임 후 비석에 대한 사연을 접한 진접파출소장 경영택 경감은 비석에 담긴 의미를 후배와 주민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경 소장은 우선 비석을 주차장 구석에서 파출소 정문 바로 옆으로 옮겨, 오가는 이가 볼 수 있게 했다.
또 직접 당시 관련 신문 기사를 찾아내고, 동네 어르신 중 김세장 지서주임을 기억하는 이를 수소문해 이야기도 들었다.
한 팔순 어르신은 김세장 경위에 대해 "새를 잡으려 산탄총을 쏘다가 실수로 지서에 쏴서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김세장씨는 지서에서 쓸 장작 몇 개 패는 거로 너그럽게 용서해줬다"고 회상했다.
경 소장은 "자치경찰제 출범 시대에 김 선배의 업적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