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4차 대유행으로 심화한 가운데 국내 공항에서 여행객 수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여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이동량 증가는 감염 확산의 불쏘시개 요인이 될 수 있고, 해외 입국자 증가로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분간 이동 자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8일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의 하루 평균 여객 수는 19만206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여객 수 15만5901명보다 약 23% 늘어난 규모다.

올해 초 이후 국내선 여객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태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제주도 등 국내 여행지로 여객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사상 최초로 국내선 여객 수가 하루 평균 20만명을 넘겼다. 특히 지난 3개월간 국내 14개 공항 하루 평균 여객 수는 20만800여명(4월)·20만3천600여명(5월)·20만5천300명(6월)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8만여명·12만2000여명·14만5000여명)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18만4000여명·18만5000여명·18만8000여명)도 웃도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국내선 여객 수가 늘면 이동량 증가와 사람 간 접촉으로 이어져 감염 위험이 함께 커진다며 4차 대유행 상황에서 이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주공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주공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제선 여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8일 인천공항 하루 평균 여객 수는 9295명(도착 4968명·출발 43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7808명(도착 4190명·출발 3618명)보다 늘었다. 지난달 일평균 여객도 8100여명으로 작년 6월보다 34.3% 증가했다.

당분간 해외 입국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일부터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 중 중요 사업이나 학술·공익·인도적 목적으로 입국하면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조치가 시행되면서다.

이 조치는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적용될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유지된다. 이에 따라 입국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장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청장년층, 소규모 모임 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이번 유행 특성상 상당기간 유행 확산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며 "수도권 전 지역에서 모임과 이동 등 사회적 접촉 자체를 줄이는 조치가 필요해 4단계 상향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 사적모임은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 그 이후에는 2인까지만 허용된다. 사실상 일과시간 이후 외출금지의 의미다.

권덕철 1차장은 "국민 여러분은 가급적 사적 모임은 자제하고 외출을 자제해주길 요청한다"며 "4단계에서 사회 전체의 모임과 약속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무는 등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실천과 동참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국민들에 동참을 호소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