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점이 다가왔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1만원 이상으로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인상률 0%대를 고수하는 경영계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익위원이 새롭게 제시하는 심의 촉진 구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만440원 vs 8740원 '팽팽'…이번에도 '공익위원 중재안'에 달렸다
1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9차 전원회의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위가 최저임금을 의결하면 정부가 이를 확정해 8월 5일까지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의 제기 등 절차를 고려하면 최저임금위는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이 같은 일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12~13일께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12일 밤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을 추진하되 결론을 못 내리면 13일 새벽 제10차 전원회의를 열어 의결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노사 양측은 지난 8일 제8차 전원회의에서 각각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의 1차 수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12일 9차 회의에서 양측은 2차 수정안을 제출할 전망이지만 간극이 너무 커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심의 촉진 구간이 주목된다. 공익위원이 한쪽에 치우친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했다며 어느 한쪽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 억제 기조를 내비칠 경우 민주노총 추천 4명의 위원을 비롯한 근로자위원이 집단 퇴장할 수 있다. 민주노총 추천 위원들은 8일 전원회의에서도 사용자위원들이 0.2% 인상안을 제시하며 사실상 동결 입장을 고수한 데 반발해 전원 퇴장했다.

반대로 심의 촉진 구간에서 공익위원의 최저임금 인상 의지가 읽힐 경우 사용자위원들이 크게 반발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피해를 호소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강하게 반대해온 소상공인단체 위원들은 퇴장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 중 어느 한쪽 위원이 일부 퇴장하면 노사 양측이 각각 낸 최저임금안을 표결에 부치기는 어려워진다. 이 경우 공익위원들이 낸 최저임금안을 표결할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최저임금을 의결한 지난해 심의도 근로자위원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 안으로 표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