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을 딛고 수백개의 회사 창업에 성공한 후 우주로 간 첫 번째 억만장자.

이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70·사진) 이야기다.

브랜슨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소재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시범 우주관광에 나섰다.

브랜슨 회장이 세운 버진갤럭틱은 브랜슨 회장 등 6명이 탑승한 VSS유니티를 발사했다. 계획에 따르면 갤럭틱이 개발한 유인 우주시스템 '스페이스십투'를 기반으로 한 우주선 VSS유니티는 약 5만피트 상공의 모함에서 발사돼 우주 경계선까지 자력으로 날아오른다.

브랜슨 회장은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와 더타임스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우주관광 출발 전 소감으로 "걱정되기보다는 신난다"고 밝혔다.

그는 "난 상당히 겁이 없는 사람이다"며 "내가 평생 따른 모토는 '용감한 자가 영원히 살지 못하겠지만 조심스러운 사람들은 아예 사는 게 아니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랜슨 회장은 특유의 끊임없는 도전으로 대중에게 '괴짜 사업가'로 비쳤지만 창업 신화를 쌓은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30여 년간 세계에 200여 곳 기업을 세워 버진그룹을 이뤄냈다.

16세 때 난독증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잡지 ‘스튜던트’를 만들며 시작된 그의 창업기는 '버진레코드'로 이어졌고, 1984년 항공사 '버진애틀랜틱항공', 1999년 이동통신사 '버진모바일', 2004년 우주관광사 '버진갤럭틱' 등으로 이어졌다.

브랜슨 회장은 이번 우주관광에 대비해 지난 수년간 테니스 교습과 원심분리기 훈련 등으로 몸을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슨 회장은 "내 몸이 배신하지 않기를 바란다. 30∼40대 때처럼 (몸을) 유지하기 위해 서핑, 익스트림 바이킹, 하이킹, 등산, 헬스 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브랜슨 회장의 버진갤럭틱이 앞서 우주관광 계획을 발표한 블루오리진보다 일정을 앞당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블루오리진은 버진갤럭틱,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와 함께 버진갤럭틱의 경쟁사로 꼽힌다.

브랜슨 회장은 "경쟁이라고 부르면 위험하다 "베이조스보다 며칠 앞서 출발하게 됐지만 레이스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억만장자들도 우주관광에 나선다. 제프 베이조스는 오는 20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2주년 기념일에 맞춰 남동생 마크 베이조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에서 1등을 기록했지만 결국 탈락했던 82세 여성 등과 함께 우주 관광 체험에 나선다. 스페이스X도 오는 9월 시민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비행에 도전할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