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54% vs 반대 42%…'국가 이끌 능력 없다'는 응답 63% 달해
브라질 대통령 탄핵 찬성 첫 우세…시위로 여론 더 나빠질 듯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지난 7∼8일 16세 이상 2천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은 찬성 54%·반대 42%로 나타났다.

다타폴랴를 포함해 그동안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찬성 의견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우세하게 나온 것은 처음이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국가를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은 '있다' 34%·'없다' 63%로 나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원에 접수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120건을 훨씬 넘는다.

헌법상 대통령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권한은 하원의장이 갖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 전체 의원 81명 중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브라질에서는 1950년 헌법에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조항이 포함된 이후 지금까지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과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 두 차례 탄핵이 이뤄졌다.

브라질 대통령 탄핵 찬성 첫 우세…시위로 여론 더 나빠질 듯
최근 들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여론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시위는 5월 29일과 지난달 19일에 이어 이달 3일에도 대규모로 벌어졌으며, 좌파 진영은 물론 우파 정당과 시민단체까지 시위에 가세하고 있다.

특히 9월 2일에는 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시민단체 '자유브라질운동'(MBL)과 '거리로 나오라'(VPR)가 시위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016년 좌파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시위를 주도한 두 단체가 이번에는 극우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나서게 된다.

한편, 다타폴랴의 이번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 부정적 51%, 보통 24%로 나왔다.

부정적 평가는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다타폴랴가 시행한 13차례 조사 결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