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직후 부산 재건 헌신했던 리차드 위트컴 장군 추모식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
6·25전쟁 직후 폐허의 부산을 재건하는 데 헌신했던 리차드 위트컴(1894~1982) 전 부산 미군군수사령관(준장)이 민간인에게 군수물자를 나눠줘 군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가서 한 명언이다.

1953년 11월 27일 부산역 대화재로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이재민 3만여 명에게 군수 물자를 나눠준 혐의로 의회 청문회에 불려간 그는 이 증언으로 의원들의 기립 박수와 함께 더 많은 구호물자를 가지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6·25전쟁 당시 미군 제2군수사령관으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해 헌신한 고 리차드 위트컴 장군(Richard S. Whitcomb·1894~1982) 39주기 추모식이 12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 김윤일 부산시경제부시장, 임성현 부산지방보훈청장, 스티븐 앨런(Steven L. Allen) 미 19지원사령부 사령관(장군) 등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위트컴 장군의 약력과 업적을 소개하고, 유엔기념공원 장군의 묘역에 참가자들이 헌화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6·25 직후 부산 재건 헌신했던 리차드 위트컴 장군 추모식
참가자들은 추모식 후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라미현 작가 참전용사 사진전을 관람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제2 군수 사령관이던 위트컴 장군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부산에 남아 다양한 구호 활동과 재건사업을 도왔다.

그는 부산대 캠퍼스를 건립할 때 건축자재와 공병부대 등을 지원했고 고아 진료를 위해 부산 메리놀병원 건물을 지을 때도 앞장서 지원했다.

전역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한미재단을 만들어 수많은 전쟁고아에게 희망을 심어줬고, 북한지역 미송환 병사 유해 발굴에도 힘썼다.

'내가 죽으면 미국이 아닌 한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1982년 그의 유해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2017년에는 부인 한묘숙 씨도 그의 곁에 함께 잠들었다.

이날 추모식과 함께 예정된 위트컴 장군 기념 세미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