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연기론 확산…이재명 "당이 결정하면 따라야"
코로나19 대확산을 계기로 본경선 국면에 접어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경선 연기론'으로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12일 최고위에서 "2주간의 4단계 거리두기 결과를 보고 경선 일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면 하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 와중에 총선을 치러낸 것처럼 대선 경선을 일정대로 치러내야 한다"고 못 박은 것에서 한걸음 후퇴해 조정의 여지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에도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심이 깊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민주당 당무위는 경선 일정을 확정하면서 "실무적인 이유로 변경이 필요한 경우 결정을 최고위에 위임한다"고 의결했다.

당 지도부는 당장 방역상황만을 가지고 원칙을 허물기는 섣부를 만큼, 수도권에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된 2주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서도 연기론이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본경선에 진출한 6명의 후보 가운데 이재명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연기론에 힘을 실으면서다.

당 선관위가 이날 오후 6명 후보의 캠프 대리인과 만나 경선 일정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경선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없었다.

이상민 선관위원장에 따르면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박용진 김두관 후보 대리인은 경선 연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이었다.

이재명 후보 측은 "내부 검토 후 이야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원칙론을 들어 경선 연기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점에 비춰볼 때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사정 변경'에 따른 기류 변화 가능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후보 캠프에서는 여전히 경선 연기론에 정략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면서도 가능성은 열어 놓고 논의하겠다는 태도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경선이 시작도 안 했을 때 연기하려 한 것이고, 이번에는 '하프타임'을 좀 갖자는 것으로 합의가 되면 가능하긴 할 것"이라며 "다만 어차피 비대면 선거운동에 온라인 투표를 하는 거라면 경선을 미룬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는 '단답형으로, 경선 연기는 안된다는 입장이죠'라는 질문에 "당이 결정하면 따라야죠"라고 말했다.

박용진 후보도 "앞선 경선 연기 논란은 당규상의 해석을 둘러싼 유불리의 싸움이었지만, 지금은 국민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상황이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전면 비대면으로 가는 것이 가능한지, 그렇게 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고민이 있다"며 "(당 지도부도)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는 "원래 후보자들 의견도 수렴해 가면서 하는 건데 요즘은 거꾸로 간다.

지도부가 후보들 얘기를 잘 안 듣는다"며 "당이 유능해야 하는데 졸속으로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