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전격 합의했지만, 국민의힘 내부 반발로 사실상 번복됐다.

두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만찬 회동을 통해 추경으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을 고려해 추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민주당 고용진,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이 오후 8시께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러나 황보 수석대변인은 100분 뒤 언론에 “오늘 합의 내용은 손실을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대상과 보상 범위를 넓히고 두텁게 충분히 지원하는 데 우선적으로 추경 재원을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브리핑 내용을 정정했다. 이어 “그 후 만약 남는 재원이 있을 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를 소득 하위 80%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것까지 포함해 방역상황을 고려해 필요 여부를 검토하자는 취지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애초 발표한 양측 합의 내용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이 대표가 사전 협의 없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합의한 것에 크게 반발하면서 합의 발표 내용을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사전에 당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렵니까?’라는 글을 올리고 이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합의 번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여야 수석대변인이 함께 발표한 내용은 당대표 간 합의사항”이라며 “더구나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발표는 국민의힘 황보 수석대변인이 했다”고 지적했다.

조미현/이동훈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