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사진=뉴스1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사진=뉴스1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신작 '오딘'의 흥행에 힘입어 상공을 날고 있다.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더니 최근 8만원 넘어섰다. 시가총액도 6조원대로 불어나며 시총 2위인 셀트리온제약을 제쳤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100원(0.13%) 오른 8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는 처음 8만원대(8만300원)에 오른 데 이어 다음날에 8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현 주가는 최저가였던 지난 5월13일(4만9350원)과 비교하면 62% 넘게 올랐으며, 이달에만 38.5% 급등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의 지난 9일 종가 기준 시총이 6조3000억원(주당 8만45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장 2일차(9월11일)에 기록했던 종가 기준 최고가인 8만1100원을 넘어선 수치다.

신작인 오딘은 출시 직후부터 흥행 기록을 써내려갔다. 지난달 말 출시 직후 하루만에 애플 앱스토어 기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출시 이틀째엔 구글 매출 순위 5위로 직행하더니 나흘째인 29일엔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8만원대를 넘어선 것 역시 오딘이 구글 매출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리니지' 시리즈 이외의 게임이 나흘째 구글 매출 1위를 유지한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리니지M이 출시된 2017년 6월 이후 현재까지 '리니지' 시리즈는 구글 매출 1위 자리를 하루 이상 내준 적이 없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4억원과 313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 홀로 461억원 순매도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주가는 워낙 다양한 변수가 뒤섞인 지표다 보니 정확한 진단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1주당 수익을 통해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알려주는 주가수익비율(PER)에 비춰보면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는 정도는 유추할 수 있다.

카카오의 PER은 무려 57.06배다. 이는 동일 업종의 엔씨소프트(35.98), 넷마블(37.27), 컴투스(19.09)와 견줘도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증권가에서도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주가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며 투자의견은 '보유'(Hold)로 하향하기도 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날 카카오게임즈 목표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30.1% 상향 조정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딘의 첫날 판매액은 70억원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애플은 물론 구글에서도 사실상 압도적인 매출 1위"라며 "그동안 1, 2위를 도맡아왔던 리니지M 한국, 리니지2M과 비교해서도 현재 일평균 매출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으로 압도적 1위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가파른 주가상승으로 오딘 신작 모멘텀이 카카오게임즈 주가에 거의 대부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주가는 목표주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