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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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예상 밖의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출 호조에 비해 내수 경기 회복은 더딘 '불균형적 회복'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수출도 감소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중국 관세청(해관총서)은 6월 중국의 수출이 2814억달러(약 322조원)로 작년 같은 달보다 32.2% 증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6월의 수출 증가율은 전달의 27.9%와 로이터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23.1%를 모두 웃돌았다.

6월 수입은 2298억달러로 36.7% 늘었다. 예상치인 30%보다는 높았으나 전월 51.1%에 비해선 큰 폭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중국의 6월 무역수지는 516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수출 중심지인 광둥성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물류에 차질이 발생해 교역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도 수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통신은 예상을 뛰어넘은 수출 증가 요인으로 주요국 백신 보급 확대와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중국산 중간재 수요가 강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중국의 최대 수출품인 전자제품 수출액은 1628억달러로 31.2% 증가했다.

리쿠이원 관세청 대변인은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이 둔화되면서 경제 성장률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국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비한 재고를 충분히 쌓고 나면 중국에 대한 주문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1분기 18.3%였던 중국의 성장률이 2분기 8.1%, 3분기 6.3%, 4분기 5.2% 등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성장을 주도한 수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내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부분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통제되고 있음에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중국의 큰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 조치가 소비보다는 생산에 초점을 맞춘 게 문제라는 진단도 있다. 왕치안 뱅가드그룹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현금 지급 등으로 가계 수입을 늘려 소비 시장을 키운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인민은행은 15일부터 금융회사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내린 것은 작년 4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중국은 지난해 1월과 3월, 4월에 연달아 지준율을 인하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