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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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업계가 올해 4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다시 4차 대유행기에 접어들면서 차량 이용 감소가 예상돼기 때문이다. 차량 이용량이 감소하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개선되고, 이로인해 실적이 개선된다.

당초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면서 손해율이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백신 접종에 따른 차량 운행 증가, 여름휴가 본격화 등의 요인이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이번 대유행으로 4단계 조치까지 발효되면서 업계는 올해까지 코로나19에 따른 반사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업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2017년 당시 손해율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근 10년간 적자가 이어진 영향으로 추가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올해 정비업계가 8%대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뚜렷'…코로나 '반사이익'

1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79%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손해율이 84~85%대에 머물렀단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약 5%포인트 줄어든 셈이다. 이들 4개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80% 수준에 달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벌어들인 전체 보험료 중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손해율 85%라는 것은 보험사가 1000원의 보험료를 받고 850원의 보험금을 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업 운영비 등 지출을 고려한 적정 손해율은 78~80% 수준으로, 보통 업계에서는 손해율이 80%가 넘어갈 때 손실을 보고 있다고 판단한다.

각사별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85.6%에서 올 상반기 78.9%로 6.7%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85.4%에서 79.4%로, DB손보는 84.4%에서 78.5%로, KB손보는 84.7%에서 78.9%로 손해율이 개선됐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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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사들도 75~86% 수준의 양호한 손해율을 기록했다. 흥국화재(86.0%), 롯데손해보험(85.4%), 하나손해보험(84.0%), 한화손해보험(80.6%), 메리츠화재(75.8%) 순으로 손해율이 높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차량 이용량 감소다. 지난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대대적인 방역조치가 시행되면서 경제와 사회 전영역에서 비대면 전환이 이뤄졌다. 이에 자연스레 자동차 운행량이 줄어들었고, 사고 발생률 자체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손해율이 개선됐다.

하반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가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달 초까지만해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로 인한 외부 활동 증가, 여름 휴가철에 따른 차량 이용량 급등이 손해율 상승 요소로 꼽혔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비대면 체제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 사태 완화 분위기로 손해율 개선세가 꺾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이달부터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손해율이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는 차량 이용량 감소에 따른 손해율 감소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4년 만에 '흑자 달성' 전망…보험료 인하 가능성 나올까

이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4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2개 손보사 기준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379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은 2018년에 7237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2019년 1조6445억원까지 적자 폭을 키운 바 있다. 2017년 266억원 흑자를 달성한 이후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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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자동차보험 업황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17년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73.9%까지 개선된 적이 있었다. 이에 사회적인 보험료 인하 요구, 금융당국의 압박 등에 의해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보험료 인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기준이 따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적정 손해율로 여겨지는 78% 밑으로 떨어지면 사회적 요구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보험료 인하가 추진되곤 했다"며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보험료 동결은 물론 인하 조치가 논의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기 수석연구원은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다수 국민이 가입해야 하는 의무 보험인 만큼 보험료 조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무시하기 쉽지 않다"며 "이 경우 보험사는 보험료 할인 상품 판매 확대를 통한 인하 효과 창출을, 금융당국에선 기본보험료를 인하하라고 주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단 올해 보험료 동결 이상의 조치는 어렵단 입장이다. 그동안 10년간 늘어났던 적자 규모를 이제야 회복하는 단계인 만큼,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봐서다.

하반기 자동차 정비업계와 정비 수가를 산정해야 한단 점도 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기 어려운 이유다. 앞서 자동차 정비업계는 지난 2월 국토부에 정비 수가를 8.2% 인상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정비 수가가 8%대로 오를 경우 평균적으로 5~6%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0년 동안 2017년 빼고 매년 적자였던 만큼, 올해 흑자를 달성한다 해도 보험료 인하를 추진할 만큼의 여력은 부족하다"며 "올해 손해율이 안정적인 데에는 2019년 최악의 적자로 보험료를 올린 영향이 반영된 점도 있기에 이를 제외하면 바로 손해율이 악화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비업계가 8%대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는데, 해당 내용이 반영되면 보험료 인상 요인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사실상 당국에서도 이를 감안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보험료 인하 얘기를 꺼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