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주자들이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양승조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를 향한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앞다퉈 이들의 ‘지지 선언’을 공개했다가 당사자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부인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3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양 지사와 만났다. 이 전 대표는 “양 지사를 2010~2012년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로 모셨다”며 “양 지사께서는 평소 겸손하고 일을 확실하게 하시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양 지사의 총리 기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전날 충남도청을 방문했다. 정 전 총리는 SNS에 “양 지사께서 경선 실패의 아픔을 딛고 정세균과 함께 정권 재창출의 한 몸이 되기로 결정해주셨다”며 “양 지사께서 당신의 지지자들께 이렇게 정세균 지지를 선언해주셨다”고 적었다.

하지만 양 지사 측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당을 위해서도 위험한 발언”이라며 “양 지사는 당분간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역시 양 지사 측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SNS에 “정치는 사랑이어야 한다”는 최 지사의 글을 공유하며 “그 말씀 이제 제가 실천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14일 강원도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 전 총리 등은 예비경선 직후 양 지사와 최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대선주자들이 양 지사와 최 지사를 공략하는 것은 이들이 가진 조직표를 흡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충청과 강원이라는 ‘중원’을 접수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양 지사는 물론 최 지사 측 역시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