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나대지마"…틱톡 '中 정부 호출' 받자 해외상장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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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lash
3월 당국 면담 후 회장 퇴진
데이터보안 등 집중 추궁 당해
중국, 디디추싱 앱 퇴출 이어
텐센트뮤직 독점 포기 명령도
빅테크, 전방위로 영역 확대하자
中 "체제 위협" 거론하며 태클
"외국인 배불린다" 해외IPO 저지
美상장기업 '본국회귀' 잇따를 듯
3월 당국 면담 후 회장 퇴진
데이터보안 등 집중 추궁 당해
중국, 디디추싱 앱 퇴출 이어
텐센트뮤직 독점 포기 명령도
빅테크, 전방위로 영역 확대하자
中 "체제 위협" 거론하며 태클
"외국인 배불린다" 해외IPO 저지
美상장기업 '본국회귀' 잇따를 듯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에서 ‘테크 래시(tech-lash)’가 거세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총아로 주목받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이에 대한 반발과 견제가 늘어난 것이다. 테크 래시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기술)’와 ‘백래시(backlash·반발)’의 합성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경쟁 촉진을 내세워 빅테크들의 독점적 지배력을 줄이는 조치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빅테크들을 ‘체제 위협 세력’으로까지 간주해 ‘규제 철퇴’를 때리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빅테크들에 대한 과세를 확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공산당과 정부의 제지에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은 국민 생활 전반에 침투한 빅테크의 영향력이 체제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소비자 덕에 급성장한 빅테크들이 미국에 상장하면 해외 투자자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국부 유출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CAC는 지난달 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차량 호출업체 디디추싱 등을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조사하고 있다. 회원 100만 명 이상의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 상장할 때 안보 심사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입안한 기관도 CAC다. 기업의 상장 문제를 금융당국이 아니라 사정기관이 주도하는 지금 상황을 보더라도 중국 공산당이 경제 활력보다는 체제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과 더우인(중국판)으로만 13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를 1800억달러(약 205조원)로 평가받은 세계 최대 스타트업이다. 장 회장은 당국과의 면담 이후 상장을 포기한 것은 물론 5월에는 경영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체제 유지에 위협을 느낀 공산당은 지난해 하반기 ‘플랫폼 경제 반독점 지침’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빅테크 규제에 들어갔다. 반독점법을 적극 적용해 빅테크의 문어발식 확장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이 텐센트 계열 음악 스트리밍 기업인 텐센트뮤직에 글로벌 음반사들로부터 확보한 독점 서비스권을 포기할 것을 명령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굵직한 사건마다 강한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이 상장을 추진하자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에 은행급 규제를 받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도록 하는 등 금융업 규제를 강화했다. 방대한 회원과 정보를 보유한 빅테크들이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해 대출업을 하면서 자기 돈을 거의 넣지 않고도 높은 수익을 내왔다는 게 중국 정부의 시각이다.
최근 집중 타깃이 된 디디추싱과 바이트댄스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정보 통제권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빅테크들에 국유기업과 함께 소비자 정보를 관리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라고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중국이 해외 상장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국부 유출론’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개인의 해외 투자를 금지한다. 해외에 상장한 빅테크가 중국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하면서 주가 상승 수혜는 외국인만 누리는 게 부당하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중국 1, 2위 태양광 업체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징커솔라와 CSI솔라는 전날 상하이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국의 압박 속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들의 ‘본토 증시 회귀’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경쟁 촉진을 내세워 빅테크들의 독점적 지배력을 줄이는 조치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빅테크들을 ‘체제 위협 세력’으로까지 간주해 ‘규제 철퇴’를 때리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빅테크들에 대한 과세를 확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공산당과 정부의 제지에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은 국민 생활 전반에 침투한 빅테크의 영향력이 체제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소비자 덕에 급성장한 빅테크들이 미국에 상장하면 해외 투자자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국부 유출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틱톡 창업자는 당국 면담 직후 퇴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트댄스 창업자이자 회장인 장이밍이 지난 3월 정부 당국자들을 면담한 이후 해외 상장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인터넷 기강을 총괄하는 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CAC) 당국자들은 면담 자리에서 바이트댄스 앱들의 데이터 보안에 대해 우려하면서 이 회사가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저장하며 관리하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CAC는 지난달 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차량 호출업체 디디추싱 등을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조사하고 있다. 회원 100만 명 이상의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 상장할 때 안보 심사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입안한 기관도 CAC다. 기업의 상장 문제를 금융당국이 아니라 사정기관이 주도하는 지금 상황을 보더라도 중국 공산당이 경제 활력보다는 체제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과 더우인(중국판)으로만 13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를 1800억달러(약 205조원)로 평가받은 세계 최대 스타트업이다. 장 회장은 당국과의 면담 이후 상장을 포기한 것은 물론 5월에는 경영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해외 상장기업 중국 회귀 가속
중국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자국 빅테크들이 외국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이유로 불간섭 원칙을 유지해왔다. 중국 빅테크들은 본업 외에 금융 미디어 택배 모빌리티(이동수단) 교육 등 중국인 생활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체제 유지에 위협을 느낀 공산당은 지난해 하반기 ‘플랫폼 경제 반독점 지침’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빅테크 규제에 들어갔다. 반독점법을 적극 적용해 빅테크의 문어발식 확장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이 텐센트 계열 음악 스트리밍 기업인 텐센트뮤직에 글로벌 음반사들로부터 확보한 독점 서비스권을 포기할 것을 명령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굵직한 사건마다 강한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이 상장을 추진하자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에 은행급 규제를 받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도록 하는 등 금융업 규제를 강화했다. 방대한 회원과 정보를 보유한 빅테크들이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해 대출업을 하면서 자기 돈을 거의 넣지 않고도 높은 수익을 내왔다는 게 중국 정부의 시각이다.
최근 집중 타깃이 된 디디추싱과 바이트댄스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정보 통제권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빅테크들에 국유기업과 함께 소비자 정보를 관리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라고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중국이 해외 상장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국부 유출론’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개인의 해외 투자를 금지한다. 해외에 상장한 빅테크가 중국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하면서 주가 상승 수혜는 외국인만 누리는 게 부당하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중국 1, 2위 태양광 업체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징커솔라와 CSI솔라는 전날 상하이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국의 압박 속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들의 ‘본토 증시 회귀’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