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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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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부자가 됩시다! 도지코인에 딱 25달러씩만 투자합시다."
딱 1년 전 이맘때였다. 지난해 7월 2일 SNS 틱톡 이용자 제임스 갤런티가 '도지코인 틱톡 챌린지'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린 영상의 한 대목이다. 그는 당시 가격이 0.0023달러에 불과했던 도지코인을 사서 1달러가 될 때까지 버티면 1만640달러를 벌 수 있다고 했다. 틱톡 이용자가 8억명이나 되니 널리 알려 시세를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놀랍게도 이 영상이 퍼지면서 닷새 만에 값이 20% 올랐다.

반짝 해프닝인 듯 했던 도지코인의 가격 급등은 올 들어 경이로운 수준으로 바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지 파더'로 등판하면서다. 아는 사람만 알던 도지코인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고, 지난 5월 사상 최고가인 0.73달러를 찍었다. 투자자들은 도지코인이 '1달러'라는 상징적 가격까지 오르길 기대하며 '영차영차' 대동단결했다.

하지만 1달러의 벽을 끝내 뚫지 못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도지코인 가격은 14일 0시 기준 0.2013달러를 기록했다. 고점 대비 약 70%, 최근 한 달 동안 36% 빠졌다.

암호화폐매체 디크립트는 13일 "요즘 도지코인은 1달러보다 0달러 쪽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해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도지코인이 '슬럼프'에 빠졌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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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머스크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은 데다 SNS를 활용한 홍보도 어려워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9일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의 거래비용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낮다"며 관심을 유도했다. 이후 도지코인 가격이 13% 오르긴 했지만 며칠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틱톡은 지난 10일 인플루언서들의 암호화폐 홍보를 금지했다. 틱톡 플랫폼은 도지코인을 비롯한 여러 밈(meme) 코인을 띄우는 온상이었다는 게 디크립트의 지적이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비트코인과 달리 발행량이 무제한이고, 상위 10명이 전체 공급량의 40%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품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소수의견'이 없는 건 아니다. 마이크 부셀라 블록타워캐피털 파트너는 "도지코인의 가치는 '밈 문화'에 있다"며 "공급·소각 방식을 개선하면 도지코인 값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달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은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시장정보업체 크립토컴페어를 인용해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바이낸스, 비트스탬프를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거래소의 6월 거래량이 40%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달 2만8908달러까지 떨어졌고, 월말에 6% 하락한 채 마감했다. 6월 하루 거래액으로 가장 많았던 22일의 1382억달러는 5월의 하루 최대 거래액과 견줘 42.3% 감소했다. 중국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암호화폐 거래가 부진해졌고, 가격 하락과 변동성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크립토컴페어의 분석이다.

헤지펀드 퍼밸리글로벌의 테디 발레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의 단속은 많은 공포를 불러일으켰고 그게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며 "암호화폐 생태계는 얼굴에 펀치를 한 방 맞고 로프에 기대어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 상당수는 암호화폐의 장기 전망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