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매직 먹는다"…가슴 철렁한 콜라보 상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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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 식품표시광고법·화장품법 개정안 의결
소비자 "아이 생각하면 적절한 제재"
업계 "마케팅 활동 위축" 볼멘소리도
소비자 "아이 생각하면 적절한 제재"
업계 "마케팅 활동 위축" 볼멘소리도
앞으로 구두약 초콜릿, 매직 음료, 우유 바디워시 등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의 일환으로 다른 업종간 이색 콜라보(협업) 상품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아동이나 노령층이 식품으로 착각해 먹는 등 안전사고 우려를 반영해 국회가 법 개정을 추진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대체로 반기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법으로 강제하면 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며 볼멘소리도 나왔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식품이 아닌 물품의 외형을 모방한 식품을 금지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기·광고에 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 본회의까지 이 개정안이 통과하면 말표 구두약이나 모나미 유성매직 디자인을 차용한 초콜릿, 스파클링 음료 등이 금지 대상에 오른다.
다만 큰 인기를 끈 곰표 맥주의 경우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곰표가 대한제분 밀가루 브랜드, 즉 식품 상표여서 그렇다. 식품 간 콜라보여서 개정안에서도 문제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디워시를 우유처럼 포장해 판매하는 콜라보도 앞으로는 못한다. 보건복지위에선 식품으로 오인 가능한 화장품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인 화장품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식품의 형태, 냄새, 색깔 등을 모방한 형태의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보관 또는 진열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소비자 반응은 좋은 편이다. 5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김명숙 씨(36·여)는 "마트에서 우유를 사러 둘러보는데 우유 모양 바디워시가 함께 진열돼 있어 깜짝 놀랐다"며 "같이 갔던 아들이 우유인 줄 알고 집으려고 하더라. 만약 샀다가 아이가 우유인 줄 알고 먹었을 상황을 상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정모 씨(40)는 "아이가 매직 모양 음료수를 가져와서는 '아빠 나 매직 먹는다'고 말한 적 있다. 아이가 음료수인 줄 알면서도 장난친 거였지만 순간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면서 "식품이 아닌 다른 업종 제품과 콜라보해 판매하는 제품은 제재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콜라보 상품을 잇따라 쏟아내던 식품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소비자 우려는 이해하지만 법까지 개정해가며 강제로 제재하면 창의적 마케팅 활동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은 무엇보다 눈에 띄고 재미있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MZ세대(1980~2000년대생) 수요를 잡으려면 재미있는 이색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제동이 걸릴 것 같다"고 털어놨다.
국회의 법안 개정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일부 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색 콜라보를 한다고 해도 식품은 같은 식품군끼리 하는 게 낫지 않나. 최근 사례들은 업계에서 봐도 '도를 넘었다' 싶은 것들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부 업체는 이런 분위기를 인식해 아예 협업 상품 출시를 기획 단계에서 취소하기도 했다"며 "정해진 상식적 범위 내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대체로 반기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법으로 강제하면 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며 볼멘소리도 나왔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식품이 아닌 물품의 외형을 모방한 식품을 금지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기·광고에 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 본회의까지 이 개정안이 통과하면 말표 구두약이나 모나미 유성매직 디자인을 차용한 초콜릿, 스파클링 음료 등이 금지 대상에 오른다.
다만 큰 인기를 끈 곰표 맥주의 경우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곰표가 대한제분 밀가루 브랜드, 즉 식품 상표여서 그렇다. 식품 간 콜라보여서 개정안에서도 문제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디워시를 우유처럼 포장해 판매하는 콜라보도 앞으로는 못한다. 보건복지위에선 식품으로 오인 가능한 화장품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인 화장품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식품의 형태, 냄새, 색깔 등을 모방한 형태의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보관 또는 진열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소비자 반응은 좋은 편이다. 5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김명숙 씨(36·여)는 "마트에서 우유를 사러 둘러보는데 우유 모양 바디워시가 함께 진열돼 있어 깜짝 놀랐다"며 "같이 갔던 아들이 우유인 줄 알고 집으려고 하더라. 만약 샀다가 아이가 우유인 줄 알고 먹었을 상황을 상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정모 씨(40)는 "아이가 매직 모양 음료수를 가져와서는 '아빠 나 매직 먹는다'고 말한 적 있다. 아이가 음료수인 줄 알면서도 장난친 거였지만 순간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면서 "식품이 아닌 다른 업종 제품과 콜라보해 판매하는 제품은 제재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콜라보 상품을 잇따라 쏟아내던 식품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소비자 우려는 이해하지만 법까지 개정해가며 강제로 제재하면 창의적 마케팅 활동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은 무엇보다 눈에 띄고 재미있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MZ세대(1980~2000년대생) 수요를 잡으려면 재미있는 이색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제동이 걸릴 것 같다"고 털어놨다.
국회의 법안 개정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일부 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색 콜라보를 한다고 해도 식품은 같은 식품군끼리 하는 게 낫지 않나. 최근 사례들은 업계에서 봐도 '도를 넘었다' 싶은 것들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부 업체는 이런 분위기를 인식해 아예 협업 상품 출시를 기획 단계에서 취소하기도 했다"며 "정해진 상식적 범위 내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