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순환경제에 '에너지 회수'는 필수다
순환경제와 그린뉴딜 그리고 탄소중립을 향한 정책 수립과 국가 정상 간 대화가 한창이다. 2021 P4G 서울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순환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엘렌맥아더재단에서 순환경제를 그림으로 나타낸 나비 도식(Butterfly Diagram)은 원료 및 자원에서 만들어지고 사용된 물건들이 수집돼 생물학적 또는 기술적 방법을 통해 재활용되고 순환돼야 함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아래쪽 자원순환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누출물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누출물은 최소화해야 하는데, 에너지 회수 후 매립 처분하게 돼 있다. 유럽연합(EU) 12대 집행위원장인 장클로드 융커도 EU의 10대 최우선 과제를 제시하고, 2017년에 《순환경제에서 폐기물 에너지의 역할》이란 정책 도서를 발간했다. 이 책은 에너지 회수의 적절한 기여와 물질 순환보다 에너지화가 나은 경우의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과 계획을 선언하고 국제적 추세에 맞게 순환경제를 위한 자원 관리에 나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즈음부터 폐기물 대란이 일어났다. 쓰레기 산, 수출입 문제, 폐플라스틱, 시설의 과부하·부적절 운전 등이다. 좋은 법과 계획을 선포했지만, 골칫덩어리인 소각과 고형연료(SRF) 발전시설 등은 주민 반대라는 이유로 뒷전으로 밀려났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시설을 4년여 전에 건설해 놓고도 운전하지 못한 것이나 여러 지역의 소각로 및 SRF 시설이 허가받고도 운전하지 못한 원인은 바로 에너지 회수가 순환경제에 필수적인 최종 수단 중 하나임을 인지하지 못한 데 있다. 에너지 회수에 대한 간과가 폐기물 대란에 종지부를 찍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폐기물처리시설인 소각로와 SRF 시설은 주민이 기피하는 시설이란 인식이 있다 보니 정책 시행자들도 이를 실제로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

최근 법적 판단과 함께 운전을 시작한 나주 SRF 열병합발전시설은 환경적으로도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질소산화물의 경우 미국은 96ppm, 일본은 135ppm을 허용 기준으로 삼고 있으나, 나주 SRF는 25ppm에 불과하다. 서울시에서도 30년 이상 소각시설을 운전하고 있으며, 4개 소각시설 주변 지역의 환경 영향과 주민 건강에 대해 모니터링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다이옥신 농도는 연속 측정 방법으로 측정한 결과가 0에 가까워 소각장 운영이 주민 건강 미치는 영향이 미미함을 보여준다.

순환경제사회 구축에 재활용과 자원 순환은 최우선 순위에 있다. 어쩔 수 없이 누출되는 폐기물의 에너지 회수를 통한 ‘매립 제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이는 탄소 중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기존 소각로와 SRF 발전시설을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신기술 개발을 통해 활용해야 한다.

자원 빈국 대한민국은 이런 에너지 회수 기술을 성공적으로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30여 년간 운영·관리해 왔다. 다만 저탄소 순환경제 구축에 에너지 회수 기술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실수를 해 폐기물 대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본다. 직매립 금지와 수도권매립지 운영 종료 등은 이런 문제를 가중시킬 것이 분명하다. 운전 중인 소각로와 SRF 발전시설의 정상화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인 동시에 자원순환경제 사회로 진입하는 데 절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