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반떼 N. 영상=현대차
현대차 아반떼 N. 영상=현대차
현대차가 14일 고성능 세단 '아반떼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고성능 N 모델 2종을 출시했다. 출시 차종은 아반떼 N과 지난 4월 공개한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N'이다. 현대차는 이날 '투싼 N 라인'도 함께 선보였다.

올해를 전기차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끝판왕' 격인 고성능 N 브랜드 라인업 확장에 힘 쏟고 있다. 전기차와 함께 전통적 완성차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성능차는 엔진, 변속기 등으로 대변되는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술력 입증 수단 중 하나다. 아우디는 R·RS, BMW는 M, 벤츠의 경우 AMG 등 고성능차 라인업 및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엔진 기술력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온 현대차가 기존 해치백에 이어 SUV, 세단 등 다양한 형태의 고성능차 개발에 열 올리는 이유다.

현대차 4번째 N 모델, '아반떼 N' 최초 공개

현대차 아반떼 N. 현대차
현대차 아반떼 N. 현대차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에서 공개된 아반떼 N은 작년 4월 출시한 '올 뉴 아반떼'의 고성능 버전이다. 전작 캐치프레이즈였던 '슈퍼 노멀'을 뛰어넘은 모델에 N 브랜드로 고성능을 장착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i30 N, 벨로스터 N, 코나 N에 이은 현대차의 4번째 N 모델로 세단에 N 브랜드를 적용했다. 기본 모델에다 강인하고도 역동적인 고성능차 면모를 곳곳에 심은 점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차는 전체적으로 낮고 넓다. 전면부는 검정색 하이글로시 소재 그릴과 하단 범퍼 확대로 기본 모델보다 한층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측면은 굵은 선 배치로 스포티하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더했다. 후면부는 N 전용 윙타입 스포일러와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 머플러 등이 눈에 띈다. 이들 장치는 최적의 공력 성능을 구현하는 동시에 고성능차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다. 타이어는 미쉐린 제품이 쓰였다.

동력계는 2.0 터보 플랫파워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터보 시스템의 개선으로 엔진 성능과 내구성이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약 5500RPM(분당회전수)부터 최대 출력이 유지돼 가속 구간에서의 질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 엔진은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 조합으로 최대 출력 280마력, 최대 토크 40kgf·m의 힘을 낸다. 부스터 기능인 'N 그린 쉬프트(NGS)'까지 작동하면 출력은 최대 290마력까지 치솟는다. NGS는 최대 20초 동안 작동된다. 재사용까지는 약 40초 내외가 소요된다.
현대차 아반떼 N. 현대차
현대차 아반떼 N. 현대차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5.3초만에 주파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에 달한다. N 브랜드 라인업 중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기존 코나 N 공개 때도 소개된 고성능 특화 기능인 △N 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 △런치 컨트롤 등이 기본 적용됐다. DCT 모델의 경우 △N 그린 쉬프트(NGS) △N 파워 쉬프트(NPS) △N 트랙 센스 쉬프트(NTS)까지 들어간다. 360mm 직경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에 고마찰 패드를 적용해 제동력도 놓치지 않았다.

N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사양도 눈에 띈다 . 월드랠리챔피언십(WRC) 경주차에 적용된 '전율 기능통합형 액슬'이 대표적이다. 부품 수는 줄이되 조립 구조를 단순화해 핸들링 성능과 응답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전륜 서스펜션에는 현대차 최초로 듀얼 컴파운드 인슐레이터를 적용, 핸들링은 물론 승차감도 확보했다. N 사운드 이퀄라이저를 통해 배기음 사운드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일상과 서킷주행을 아우르는 감성

아반떼 N 실내. 현대차
아반떼 N 실내. 현대차
현대차가 내놓은 N 모델의 방향성은 '일상과 펀 드라이빙(주행의 즐거움)의 조화'다. 고성능차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SUV 형태의 고성능차(코나 N)를 아반떼 N에 앞서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기몰이 중인 SUV를 전면에 내세워 고성능차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N 브랜드 외연 확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게 현대차의 '큰 그림'인 셈.

현대차는 이날 수소 전기차(FCEV)와 배터리 전기차(BEV) 등 전동화 경주차를 앞세운 내구레이스 출전을 암시했다. 모터스포츠 차량에 활용된 기술은 미래 전동화 N 모델 양산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수소연료 등 다변화되는 자동차 동력원에도 변치 않는 운전의 즐거움을 지속 추구하겠다는 N 브랜드의 방향성을 담아냈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은 코나 N 공개 당시 "운전의 즐거움을 전동화 모델에서도 구현할 것"이라며 "벨로스터 N ETCR은 이미 준비돼 있고 이 기술을 다른 N브랜드 차량에도 적용시킬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벨로스터N ETCR은 벨로스터N에 모터와 고전압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다.

아반떼 N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 MT 사양 3212만원, DCT 사양 3399만원이다. 코나 N은 DCT 단일 모델로 운영되며 가격은 3418만원이다.

현대차는 이날 투싼 N 라인도 출시했다. 이 차는 지난해 9월 공개된 '디 올 뉴 투싼'에 N 브랜드 감성을 담아낸 '디자인 차별화 모델'이다. N 모델보다는 한 단계 아래의 고성능차라 보면 된다.

투싼 N 라인 가격은 가솔린 1.6T 모델의 경우 프리미엄 3009만원, 인스퍼레이션 3276만원이다. 디젤 2.0 모델은 프리미엄이 3200만원, 인스퍼레이션이 3467만원이다. 하이브리드 1.6T는 프리미엄 3345만원, 인스퍼레이션 3612만원부터 시작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