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경DB
출처=한경DB
차기 정부 출범일 D-300이 깨진 가운데, 차기 대권 주자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포털 검색량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의 포털 검색량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검색 관련 키워드는 대부분 부정적인 것으로 확인돼 관련 '리스크 관리'가 향후 지지율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은 정당 가입이, 이 지사는 반대파 흡수 여부가 향후 리스크 관리에 있어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尹 검색량, 이재명의 2배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15일 한경닷컴이 구글 검색량을 나타내는 구글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 30일 간 윤 전 총장의 평균 검색량은 37로 이 지사(17) 보다 2배 가량 많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4에 그쳤다. 단어 검색량을 나타내는 구글 트렌드는 가장 많은 날을 100 기준으로 놓고 상대적인 검색량 추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네이버 검색량에서도 윤 전 총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일 간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윤 전 총장이 앞섰다.

과거 3번의 대선 중 2번은 차기 정부 출범 300일 전 한달 간 구글 평균 검색량 1위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단순 확률로 따지면 67%다. 그만큼 온라인전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검색량 1위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은 것은 18대 대선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새 정부 출범 300일 전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당시 1위를 기록했다. 구글 트렌드는 2004년부터 데이터를 제공해 이전 대선 때는 살펴볼 수 없었다.

인기 키워드 보면 유력주자들 '리스크 한가득'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240여일이 남았고, 예외 사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벌써부터 검색량만을 가지고 대통령 당선자를 점찍기는 무리다. 특히 차기 대권 여론조사 결과는 과거 어느 대선 때보다 선두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붙었던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색량에서 위였으나 연임에는 실패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검색을 할 때는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검색하기 위한 경우도 많은데, 구글 트렌드는 긍·부정 모두 포함해 전체 검색량만을 나타낸다.

이러한 지표상 특성을 반영할 경우, 현재 검색량 전체 1위인 윤 전 총장이나 여권 1위인 이 지사는 일정 정도 위기에 처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유력주자의 검색어 관련 인기 키워드에서 긍정적인 키워드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글 트렌드는 가장 대중 검색량이 많은 인기 키워드를 기준 100으로 두고 다른 키워드의 상대적인 관심도를 나타낸다.

윤 전 총장의 경우 가장 많은 검색량을 기록한 관련 키워드는 '파일'(10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말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윤 전 총장의 'X파일' 논란과 관련된 키워드다. X파일에는 윤 전 검찰총장의 성장과정, 처가 의혹 등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을 알려지고 있다.

윤 전 총장 검색 관련 키워드는 이밖에 '부인'(96), '쥴리'42), '장모'(42), '김건희'(42) 등 처가와 관련된 키워드가 대거 상위권에 올라왔다. X파일을 비롯해 배우자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 의혹, 장모 최씨의 재판 등 논란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지사의 경우 1위는 스캔들 의혹이 불거진 배우 '김부선'(100)이다. 이는 배우 김부선씨가 지난 2010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 이후 불거진 이 지사와의 '불륜 스캔들' 논란과 관련된 키워드다. 이 지사 측은 줄곧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10년 동안 여전히 이 논란은 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김씨와 이 지사는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이 지사 관련 검색에는 '지지율'(86), '윤석열'(86), 나이(72), 관련주(14) 순으로 인기 키워드가 등장했다.

尹은 입당이, 이재명은 反이재명이 관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두 유력주자의 논란이 아직까지 지지율 판도에 영향을 미칠만큼 결정적이지는 않다면서도 리스크 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본질적으로 윤 전 총장은 가족의 문제, 이 지사는 사생활이 각각 각종 논란의 중심이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윤 전 총장의 경우, 한 개인이 결혼한 배우자 혹은 그의 가족의 일에 과연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고, 이 지사 논란에는 공직자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어떻게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가 어느 것이 더 큰 문제점이라고 볼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대선으로 미루어봤을 때 아무리 큰 논란이 있어도 후보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사례가 많아왔기 때문에 이번 논란들도 판이 뒤집힐 만한 논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리스크 관리는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윤 전 총장은 입당이, 이 지사는 반(反) 이재명 연대 흡수가 향후 자신들을 보호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