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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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인구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증으로 치료를 받은 인구가 5년새 10% 증가했다. 특히 20~40대 등 젊은 탈모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5일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탈모증(L63~L66)’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23만3194명이 탈모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23만2596명에서 약 1만명 가량 증가했다.

탈모환자 중 30대가 가장 많아

전체 주민등록 인구 5182만9023명의 0.44%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탈모인데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거나 샴푸와 식이요법 등으로 관리하는 인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같은 이유로 실제 탈모 인구와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탈모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환자 수(23만3194명)는 2016년 21만2141명에 비해서 9.9% 증가한 것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 환자가 지난해 13만3030명을 기록했다. 여성은 10만164명이었다. 5년 전에 비해 각각 13.2%, 5.8%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 중 30대가 22.2%(5만1751명)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30대 주민등록인구가 687만3117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0.75%가 탈모 치료를 받은 셈이다. 40대가 21.5%(5만38명), 20대가 20.7%(4만8257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탈모 치료 인원이 20~40대에 집중된 것은 외모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젊은층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젊은 층의 탈모 증가는 실제로 탈모가 증가한다기보다는 생활수준 향상으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서 병원을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탈모증’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지난해 38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268억 원에서 연평균 9.6%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는 16민6000원으로 같은 기간 31.3% 증가했다.

탈모약 먹으면 성기능 장애?

조남준 교수는 탈모증 통계와 관련해 질환의 발생 원인과 치료방법, 예방법 등 주의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탈모의 발생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외 스트레스나 면역 반응이상, 지루성 피부염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본인 스스로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도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형 탈모의 치료로는 2~5% 미녹시딜 용액 도포가 많이 사용된다. 초기 반응은 약 6개월 이후, 최대 반응은 약 1년 후에 나타나고 중단하면 약 2개월 후부터 다시 탈모가 시작된다.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부작용으로 털이 자라는 증상이 있어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도포 시 피부 자극으로 피부가 가렵거나 붉어질 수 있으며,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면 전신 흡수로 다모증이나 저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나스테라이드나 두타스테라이드 같은 복용 약은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데, 상용시 전립선 특이 항원(PSA) 농도를 감소 시키기 때문에 40세 이후에는 치료 전 PSA를 측정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일부에서 성욕 감소나 성 기능 장애가 보고되고 있고 정자의 모양이나 운동성에 이상이 보고되고 있으나, 임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여성이 임신기 약물에 노출되면 남자아이인 경우 성기 형성에 이상이 생길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인 여성은 약물 접촉을 피해야 한다.

탈모가 심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후두부 처럼 탈모가 나타나지 않는 부위의 머리카락을 탈모 부위로 이식 하는 것인데, 전에는 미니이식이나 미세이식을 많이 했으나 요즘에는 털집 분리 기술의 발달로 모낭단위이식을 대부분 시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단일모 이식술까지 개발됐다.

탈모는 유전 및 남성 호르몬이 원인이므로 근본적인 예방법은 없다. 다만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