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를 예방하며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를 예방하며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감사원장이 대통령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불편하고 맞지 않으면 사퇴하십시오. 재야 나가서 정치하든지 비판하든지 맘대로 하라는 겁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난해 7월 법사위 회의 발언이 결국 현실이 됐다.

민주당 의원이었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을 향해 "대선에서 41% 밖에 못 받은 대통령의 국정과제가 국민의 동의를 받은 것이냐, 대통령이 한수원장 대신 일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다그쳐 물었다.

최 전 원장은 대통령 지지율 41% 발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월성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정부 방침을 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월성1호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해서 반론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백 전 장관은 (월성1호기 폐쇄는) 대통령 대선 공약에 포함돼 국민의 합의가 도출됐다.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았고 했다"며 "저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1% 정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국민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느냐고 한 게 관련 내용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식에서 입당신청이 완료된 최 전 원장의 핸드폰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식에서 입당신청이 완료된 최 전 원장의 핸드폰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스1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41% 발언은 대통령 우롱을 넘어선 대선 불복, 반헌법적 발상 아니냐"면서 "감사원장이 대통령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불편하고 맞지 않으면 사퇴하라. 그리고 재야 나가서 정치하든지 비판하든지 맘대로 하라는 거다"라고 호통쳤다.

1년이 지난 후 최 전 원장은 사퇴 17일 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을 선언했다.

최 전 원장은 15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입당 절차를 밟았다. 그는 "지금 국민이 고통을 받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 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정운영과 맞지 않으면 사퇴하고 나가서 정치하라'는 말이 공교롭게도 1년도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되자 여당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감사원장 임기 중 사퇴하고 곧바로 정치권에 입당한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를 남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비판하는 시간조차 아까울 정도로 한심한 행동이다"라고 힐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 전 원장까지 사퇴 후 정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야권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