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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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위한 재정지출
자산시장 과열 식히려는 금리인상
두 생각 맞물려 정책 엇박자
코로나 회복 불확실한 상황서
한은이 금리인상 경고한 것은
집값 안정 위한 소통과정일 수도
이인호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자산시장 과열 식히려는 금리인상
두 생각 맞물려 정책 엇박자
코로나 회복 불확실한 상황서
한은이 금리인상 경고한 것은
집값 안정 위한 소통과정일 수도
이인호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방역 4단계가 발동되니 어두운 경제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든다. 얼마 전만 해도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리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이제는 경제 전반에 대한 거시정책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기대되던 경기 회복이 지속될지 확실하지 않은데 부동산시장과 자산시장의 과열은 정부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엇박자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작동 구조가 다르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돈을 써서 재화에 대한 수요를 직접적으로 만들어 내는 정책이고 통화정책은 자본의 사용료인 금리를 조정해 간접적으로 경제를 움직이는 정책이다. 흔히 재정정책은 막대기로 벽돌을 미는 것이고 통화정책은 고무줄로 벽돌을 당기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지출을 통해 직접 재화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내고 그에 따라 추가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경로를 생각한다. 경기가 안 좋으면 수요가 줄어드는데 이때 정부가 민간 대신 수요를 만들어 기업이 생산을 증가시키도록 밀어주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의 수요 증가가 소득 증가를 통해 추가적 수요 증가를 만들고 투자 증가로까지 연결돼야 재정 지출이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는데, 그렇지 않고 일회성 소비 증가만을 가져온다면 그것은 현재의 소비를 위해 미래의 고통을 예약하는 셈이니 피해야 할 일이다. 또 재정 지출을 줄여서 과열된 민간의 수요를 식히는 방법은 없으니 경기가 과열됐을 때 이를 냉각시키려 사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이는 마치 막대기로 벽돌을 밀 수는 있지만 끌어당기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에 비해 통화정책은 가격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제 활동에 변화를 주는 구조로 돼 있다. 자본의 사용료인 금리를 올리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커지므로, 기업들이 자본 사용을 꺼려 투자를 줄이게 되면 과열된 경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 반대로 경기가 안 좋을 때 금리를 낮추면 금융비용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워낙 기업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비용을 줄여주는 것은 경기부양 효과가 별로 없다. 물건이 안 팔려 이미 생산 활동을 안 하고 있는데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또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때 금리를 조금 올리면 기업이 별로 반응을 안 보일 수 있는데, 그래서 찔끔찔끔 여러 번 올려 많이 오르게 되면 갑자기 경기가 급랭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통화정책을 고무줄로 벽돌을 당기는 것에 비유한다. 고무줄이 팽팽해질 때까지는 벽돌이 안 움직이지만 너무 팽팽해지면 갑자기 벽돌이 얼굴로 날아온다.
금리를 변화시킬 때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그를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당국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췄는데 기업이 경기가 많이 안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생산 활동을 줄이면 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금리 변화에 앞서 시장과 충분히 소통해 그의 의도를 시장에 알리려는 시도를 한다.
위의 설명을 보면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에 보다 적합하고 통화정책은 과열을 식히는 데 보다 유용하다. 그렇다면 왜 최근 경제정책 당국이 엇박자를 내는지를 이해하기 쉽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직 경기가 충분히 회복이 안 돼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자산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두 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표현되다 보니 정책의 엇박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경고는 실제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 자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소통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 금리를 올려 경기 회복을 막는 것은 부담이 크다. 그러나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의 버블을 끄기 위해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 만일 금리 인상 경고를 듣고 자산시장 참여자들이 진정될 수 있다면 경기 회복을 막는 금리 인상 없이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된다. 투자자들이 통화당국이 경기 위축 효과를 염려해 금리 인상을 미루리라는 생각에 계속 투기적 행위를 한다면 나중에 커다란 자산 가격 하락이 생길 경우 큰 손해가 발생하니 당국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작동 구조가 다르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돈을 써서 재화에 대한 수요를 직접적으로 만들어 내는 정책이고 통화정책은 자본의 사용료인 금리를 조정해 간접적으로 경제를 움직이는 정책이다. 흔히 재정정책은 막대기로 벽돌을 미는 것이고 통화정책은 고무줄로 벽돌을 당기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지출을 통해 직접 재화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내고 그에 따라 추가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경로를 생각한다. 경기가 안 좋으면 수요가 줄어드는데 이때 정부가 민간 대신 수요를 만들어 기업이 생산을 증가시키도록 밀어주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의 수요 증가가 소득 증가를 통해 추가적 수요 증가를 만들고 투자 증가로까지 연결돼야 재정 지출이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는데, 그렇지 않고 일회성 소비 증가만을 가져온다면 그것은 현재의 소비를 위해 미래의 고통을 예약하는 셈이니 피해야 할 일이다. 또 재정 지출을 줄여서 과열된 민간의 수요를 식히는 방법은 없으니 경기가 과열됐을 때 이를 냉각시키려 사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이는 마치 막대기로 벽돌을 밀 수는 있지만 끌어당기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에 비해 통화정책은 가격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제 활동에 변화를 주는 구조로 돼 있다. 자본의 사용료인 금리를 올리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커지므로, 기업들이 자본 사용을 꺼려 투자를 줄이게 되면 과열된 경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 반대로 경기가 안 좋을 때 금리를 낮추면 금융비용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워낙 기업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비용을 줄여주는 것은 경기부양 효과가 별로 없다. 물건이 안 팔려 이미 생산 활동을 안 하고 있는데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또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때 금리를 조금 올리면 기업이 별로 반응을 안 보일 수 있는데, 그래서 찔끔찔끔 여러 번 올려 많이 오르게 되면 갑자기 경기가 급랭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통화정책을 고무줄로 벽돌을 당기는 것에 비유한다. 고무줄이 팽팽해질 때까지는 벽돌이 안 움직이지만 너무 팽팽해지면 갑자기 벽돌이 얼굴로 날아온다.
금리를 변화시킬 때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그를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당국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췄는데 기업이 경기가 많이 안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생산 활동을 줄이면 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금리 변화에 앞서 시장과 충분히 소통해 그의 의도를 시장에 알리려는 시도를 한다.
위의 설명을 보면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에 보다 적합하고 통화정책은 과열을 식히는 데 보다 유용하다. 그렇다면 왜 최근 경제정책 당국이 엇박자를 내는지를 이해하기 쉽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직 경기가 충분히 회복이 안 돼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자산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두 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표현되다 보니 정책의 엇박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경고는 실제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 자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소통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 금리를 올려 경기 회복을 막는 것은 부담이 크다. 그러나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의 버블을 끄기 위해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 만일 금리 인상 경고를 듣고 자산시장 참여자들이 진정될 수 있다면 경기 회복을 막는 금리 인상 없이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된다. 투자자들이 통화당국이 경기 위축 효과를 염려해 금리 인상을 미루리라는 생각에 계속 투기적 행위를 한다면 나중에 커다란 자산 가격 하락이 생길 경우 큰 손해가 발생하니 당국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