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영등포구가 15일 여의도 전 금융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선제검사를 요청했다. 여의도에 있는 35개 금융사는 1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회사별로 돌아가면서 검사를 한다. 사진은 한산한 여의도 증권가. /허문찬  기자
코로나19가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영등포구가 15일 여의도 전 금융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선제검사를 요청했다. 여의도에 있는 35개 금융사는 1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회사별로 돌아가면서 검사를 한다. 사진은 한산한 여의도 증권가. /허문찬 기자
‘금융 1번지’ 서울 여의도의 35개 금융회사 근무자 약 2만8000명이 코로나19 집단 선제 검사를 받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여의도에서는 지난 2일 한 음식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후 증권사 등에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영등포구청과 금융권에 따르면 1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직원 100명 이상인 여의도 소재 금융사 35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선제 검사가 시행된다. 영등포구는 검사 대상 금융사에 “각 금융사 전 직원이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받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긴급 공문을 12일 보냈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데 조기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영등포구의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도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회원사에 선제 검사를 권고하는 공문을 15일 발송했다.

영등포구가 명시한 검사 대상자는 2만7973명에 달한다. 영등포구는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금융사별로 분산된 검사 일정도 제시했다. 선제 검사는 여의도공원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진행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여의도와 같은 특정 지역에,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권고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여의도는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라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선 ‘주목해야 할 지역’으로 지목돼 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여의도 한 유명 음식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14일까지 나온 이 식당 관련 확진자는 70명이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직원들은 폐쇄된 공간에서 기업설명(IR)팀 담당자, 펀드매니저, 고객 등을 대면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적으로 감염 우려가 큰 직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은 서울 지하철역 가운데 출근시간대 하차 인원이 가장 많은 네 곳(가산디지털단지역 강남역 선릉역 여의도역) 중 하나다.

국회에서도 최근 1주일간 현역 의원을 포함, 12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회 코로나19재난대책본부도 15일 전 직원 선제 검사를 결정했다. 국회 내 여섯 곳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 운영할 방침이다.

정지은/최만수/성상훈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