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이 세계 3위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최종 성사될 경우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된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텔은 반도체 제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 뉴욕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인베스트가 대주주다.

WSJ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인텔이 계약 성사시 300억달러(한화 약 34조2600억원) 규모의 거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최종 확정까지는 변수가 많다. 글로벌파운드리가 당초 계획대로 자체 기업공개(IPO)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글로벌파운드리 측은 "인텔과 어떤 협상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일단 보도를 부인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 등의 공장에서 AMD와 퀄컴, 브로드컴 등이 주문하는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한때 대만 TSMC와 함께 높은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2010년대 이후 기술 경쟁력에서 TSMC, 삼성전자 등에 밀렸다. 7나노 공정 개발을 포기하면서 최첨단 제조공정 분야에서는 삼성, TSMC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파운드리 시장 영향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56%), 삼성전자(18%)에 이어 약 7%의 점유율로 UMC와 함께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2250억달러에 달하는 인텔은 지난 3월 2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새로운 팹(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