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로 했다. 이로써 남자 테니스 역사상 첫 '골든 그랜드 슬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코비치는 16일(한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자랑스럽게 세르비아 테니스 대표팀에 합류하겠다. 도쿄행 비행기를 예약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일본의 테니스 신동으로 불리는 여섯 살 고지로에게 올림픽 참가 소식을 전하는 영상을 함께 올렸다. 그는 "내 작은 친구 고지로를 실망시킬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앞서 열린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 이어 윔블던까지 제패한 조코비치는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US오픈에서 우승하면 골든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단식 우승을 독차지하는 '골든 슬램'은 여자부에서만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에 딱 한 차례 달성한 대기록이다. 조코비치의 금메달 획득 여부가 도쿄올림픽 남자 테니스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조코비치는 지난 12일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도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를 확답하지 못했다. 출전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답했다. "최근 며칠 사이에 들려온 소식 때문에 그렇다"고 말해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로 꼽히는 로저 페더러(40·스위스), 라파엘 나달(35·스페인)은 앞서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조코비치는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다른 상위권 선수들의 '불참 러시'는 이어지고 있다. 빅토리야 아자란카(14위·벨라루스), 안젤리크 케르버(22위·독일), 스베틀라나 쿠츠네초바(41위·러시아) 등 3명의 여자 단식 50위권 선수가 이날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 중 아자란카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 단식 동메달을 따낸 선수다. 케르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