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특수'에 후원사도, 日 자본주의 아버지도 '덩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데상트 주가 한달새 50% 급등…후원사 이미지도 'UP'
입단 당시 목표 "메이저리그 진출·논어와 주판 일독"
100년전 ESG경영 주창 시부사와 철학…야구서도 통해
입단 당시 목표 "메이저리그 진출·논어와 주판 일독"
100년전 ESG경영 주창 시부사와 철학…야구서도 통해
투타겸업 '이도류'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활약에 후원사 주가와 매출도 따라오르고 있다. 야구와 무관해 보이는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 시부자와 에이이치와의 연(緣)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13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출장한데 이어 14일 올스타전 본경기에서는 1번 타자 겸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선발 출전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전반기에만 33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는 오타니 선수의 활약에 후원사들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기능성 매트리스 '에어'의 광고모델로 오타니를 기용한 니시카와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 일본항공(JAL)과 미쓰비시UFJ은행, 아식스, 일본코카콜라, 세이코워치 등 오타니 후원사들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오타니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타니는 실력 뿐 아니라 사생활 면에서도 스캔들이 전혀 없어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데 최고의 광고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오타니 경제효과가 약 240억1674만엔(약 2486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미야모토 교수는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경제효과는 더욱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미국 포브스는 오타니의 연간 광고 계약료가 600만달러(약 68억원) 이상으로 메이저리그 최고라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야구 무대에서 오타니가 펼치는 활약에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 시부사와 에이이치도 각광받고 있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1840년에 태어나 에도말기, 메이지, 다이쇼, 쇼와 시대인 1931년까지 역사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일본 자본주의의 초석을 닦은 인물이다. 미즈호은행을 시작으로 기린맥주, 태평양시멘트 등 500여개의 기업 설립에 관여했다.
그는 논어 사상을 바탕으로 도덕과 경영의 합일설을 주장했다. 경제를 발전시켜 이익을 독점할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풍족하게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쌓은 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스스로 실천했다.
국제연합(UN)이 2015년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양립을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한 개발(SDGs)을 주창하기 이미 1세기 전 시부사와는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경영의 토대를 닦았다는게 일본 재계의 자랑이다. 이러한 업적을 높이 평가한 일본 정부도 2024년 새로 도입되는 일본 최고액권 1만엔권의 초상으로 시부사와를 선정했다. 경영에 논어 사상을 접목한 그가 후배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힌 담화록이 '논어와 주판'이다. 1927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도 일본 경영인들 사이에서 경영의 바이블로 읽히고 있다.
경영의 바이블 논어와 주판은 의외로 야구계의 애독서이기도 하다. 오타니도 애독자의 한명이다. 2013년 일본 프로야구팀 니혼햄파이터스에 입단하면서 그는 "메이저리그에 간다. 시속 160㎞를 던진다"라고 쓴 목표 기술서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때 같이 내건 목표가 "논어와 주판을 읽는다"였다.
도덕을 논하는 논어와 이익을 추구하는 주판은 상호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부사와의 고손자이자 커먼스투자신탁 대표인 시부사와 겐은 "이질적인 둘을 양립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가르침"이라고 설명했다.
주자를 진루시키는 희생번트, 큰 점수차의 시합에서 패전처리 등판 등 자기희생의 플레이가 요구되는 야구 경기에도 시부사와의 철학이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구리야마 감독은 말한다. 은퇴 후의 장래설계에도 논어와 주판은 귀중한 참고서가 된다는 설명이다.
오타니는 하나도 잘 하기 어려운 세계 최고의 야구무대에서 투수와 타자 양면에서 만화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이질적인 두 부문을 양립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는 점에서 오타니는 야구계에서 시부사와 철학을 실현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평가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오타니는 지난 13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출장한데 이어 14일 올스타전 본경기에서는 1번 타자 겸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선발 출전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전반기에만 33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는 오타니 선수의 활약에 후원사들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타니 경제효과' 2500억원
2014년부터 오타니 선수를 후원하는 일본 스포츠 의류업체 데상트의 주가는 6월1일 이후 한달 새 50% 가량 급등했다. 오타니의 요청에 따라 개발한 야구용 속옷이 올해 2월 출시한 이후 매출 목표치의 130%를 달성한 상황에서 올스타전 출장이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고기능성 매트리스 '에어'의 광고모델로 오타니를 기용한 니시카와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 일본항공(JAL)과 미쓰비시UFJ은행, 아식스, 일본코카콜라, 세이코워치 등 오타니 후원사들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오타니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타니는 실력 뿐 아니라 사생활 면에서도 스캔들이 전혀 없어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데 최고의 광고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오타니 경제효과가 약 240억1674만엔(약 2486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미야모토 교수는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경제효과는 더욱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미국 포브스는 오타니의 연간 광고 계약료가 600만달러(약 68억원) 이상으로 메이저리그 최고라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야구 무대에서 오타니가 펼치는 활약에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 시부사와 에이이치도 각광받고 있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1840년에 태어나 에도말기, 메이지, 다이쇼, 쇼와 시대인 1931년까지 역사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일본 자본주의의 초석을 닦은 인물이다. 미즈호은행을 시작으로 기린맥주, 태평양시멘트 등 500여개의 기업 설립에 관여했다.
상호모순 양립시켜 새 가치 창출
중국 CCTV가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이끈 인물로 평가했고, 현대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학문 지침으로 삼았던 실업가다.그는 논어 사상을 바탕으로 도덕과 경영의 합일설을 주장했다. 경제를 발전시켜 이익을 독점할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풍족하게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쌓은 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스스로 실천했다.
국제연합(UN)이 2015년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양립을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한 개발(SDGs)을 주창하기 이미 1세기 전 시부사와는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경영의 토대를 닦았다는게 일본 재계의 자랑이다. 이러한 업적을 높이 평가한 일본 정부도 2024년 새로 도입되는 일본 최고액권 1만엔권의 초상으로 시부사와를 선정했다. 경영에 논어 사상을 접목한 그가 후배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힌 담화록이 '논어와 주판'이다. 1927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도 일본 경영인들 사이에서 경영의 바이블로 읽히고 있다.
경영의 바이블 논어와 주판은 의외로 야구계의 애독서이기도 하다. 오타니도 애독자의 한명이다. 2013년 일본 프로야구팀 니혼햄파이터스에 입단하면서 그는 "메이저리그에 간다. 시속 160㎞를 던진다"라고 쓴 목표 기술서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때 같이 내건 목표가 "논어와 주판을 읽는다"였다.
오타니, 야구로 시부사와철학 실현
오타니가 논어와 주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구리야마 히데키 니혼햄 감독 덕분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에 논어와 주판의 강연 코너를 개설할 정도로 시부사와의 열렬한 팬인 구리야마 감독은 매년 신인 선수가 입단하면 이 책을 직접 건내는 연례행사를 이어가고 있다.도덕을 논하는 논어와 이익을 추구하는 주판은 상호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부사와의 고손자이자 커먼스투자신탁 대표인 시부사와 겐은 "이질적인 둘을 양립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가르침"이라고 설명했다.
주자를 진루시키는 희생번트, 큰 점수차의 시합에서 패전처리 등판 등 자기희생의 플레이가 요구되는 야구 경기에도 시부사와의 철학이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구리야마 감독은 말한다. 은퇴 후의 장래설계에도 논어와 주판은 귀중한 참고서가 된다는 설명이다.
오타니는 하나도 잘 하기 어려운 세계 최고의 야구무대에서 투수와 타자 양면에서 만화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이질적인 두 부문을 양립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는 점에서 오타니는 야구계에서 시부사와 철학을 실현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평가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