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알리바바 앤트그룹처럼 카드·증권·보험 모두 장악한다" [비상장사 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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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2014년 출범 후 7년만에 기업가치 최대 12조원
중국이 카카오페이 2대주주 알리페이 때리면서 '긴장감'
2014년 출범 후 7년만에 기업가치 최대 12조원
중국이 카카오페이 2대주주 알리페이 때리면서 '긴장감'
≪이 기사는 07월16일(08: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 공모주 청약이 최근 여러가지로 화제다. 불과 7년 전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법인 설립 후 매년 적자를 냈는데도 상장후 시가총액이 최대 12조원대로 예상되면서 금융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기업공개(IPO) 사상 처음 일반공모에서 증거금에 비례하지 않고 100% 균등배분하기로 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관심 거리를 제공했다.
카카오페이는 아마도 지난해(최근 회계연도) 순익만 6조6000억원에 달하는 중국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옛 앤트파이낸셜)을 보며 기업가치를 산정했을 것이다.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앤트그룹은 알리페이를 필두로 인터넷은행 마이뱅크 등 다양한 서비스로 중국 서민금융의 모든 분야를 휩쓸었다. 다만 심상치 않은 중국 정부의 움직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의 전 분야를 노린다
카카오페이는 지급결제 서비스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투자·대출·보험 중개, 맴버십, 청구서, 송금, 인증, 자산관리, 영수증, 배송, 내차관리 등 12개 사업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3500만명의 고객을 바탕으로 지난래 거래액이 67조원 규모에 달했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Growth-adjusted EV/Sales)이라는 기준을 사용해 공모가를 책정했다고 설명한다.
카카오의 목표는 쉽게 말하면 은행업을 비롯해 신용카드업과 보험업 증권업 등에 모두 진출해 장악하겠다는 얘기다. 카카오페이는 온·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사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직접 하고 있고, 신용 대출 서비스 시장도 노리고 있다. 증권·보험의 경우 초기엔 중개 플랫폼 역할만 했으나, 지난해 증권사를 아예 인수했고, 보험사도 새로 차릴 예정이다.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설립한 카카오페이 증권이 하반기 선보일 모바일거래시스템(MTS)에 기존 증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고, 올해안에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대형 금융사들의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온라인으로 옮겨와 개인에게 직접 자산관리 관련 풀서비스를 할 수있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더 나아가 브로커리지와 기업대출, 기업간(B2B)결제 뿐만 아니라 계열사 카카오뱅크가 진출하고 있는 담보대출 시장에도 발을 들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계획이 제대로 실현만 된다면 기업가치는 12조원으로 부족하다. '중국 자본'의 딜레마
카카오페이의 상장 이후 리스크는 역설적이게도 알리페이의 존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반중 감정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용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구주매출 없이 신주만 발행하며 상장하기 때문에 앤트그룹은 여전히 카카오의 2대주주다. 기관과 일반 주주가 가져갈 신규 발행주식 1700만주는 상장후 총 주식수 1억3000만주의 약 13%에 해당한다. 기존 1대 주주 카카오(지분율 55%)와 2대 주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45%)는 지분율이 47.8%와 39.1%로 희석될 뿐이다.
카카오 그룹은 지분율(법인 등 포함) 25%에 달하는 대주주 김범수 의장이 존재함에도 '중국자본 기업'이란 오명이 망령처럼 쫓아다닌다. 카카오의 주요주주 가운데 텐센트(지분율 6.12%)가 국민연금에 이어 큰 지분을 보유한 것도 있지만, 2017년 카카오페이가 독립하면서 앤트그룹 알리페이로부터 출자를 받아 논란이 본격화됐다. 일부 악의적인 이들은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탈사이트 다음에 친중국 네티즌이 많은 것도 카카오가 중국자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억측을 내놓기도 한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투자했을 뿐이다. 카카오페이가 일본과 동남아 등에 진출하는 데 알리페이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중국 정부가 핀테크 규제를(나중에 때려 잡더라도) 풀어준 덕분에 한국에 비해 한 발 먼저 금융에 진출하고 시장을 장악했다. 당시 한국에선 '모르면 일단 때려잡고 보자'는 식의 금융·IT관련 규제로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관련 투자도 활발하지 않았다.
대박난 알리페이, 카카오에겐 시한폭탄
알리바바도 카카오페이 투자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주 당 9만6000원으로 결정되면 알리페이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최대 4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에 2017년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하고 지난해와 올해 유상증자로 1152억원과 1200억원 (추정) 가량을 투입했다.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의 협업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고객의 반중 감정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비판하고 시장감독관리총국(SAMR)과 인민은행 등이 일제히 앤트그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마윈에게 지분을 국가에 넘기라고 압박한다는 등 국유화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지난달 앤트그룹이 고객 10억명의 금융 정보를 당국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도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 알리페이의 문제로 국내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인허가를 받는데 실패, 관련 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최근에야 중국 감독당국의 서류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앤트그룹 국유화나 개인정보 이전 사태가 일어나는 최악의 경우 카카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카카오페이는 아마도 지난해(최근 회계연도) 순익만 6조6000억원에 달하는 중국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옛 앤트파이낸셜)을 보며 기업가치를 산정했을 것이다.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앤트그룹은 알리페이를 필두로 인터넷은행 마이뱅크 등 다양한 서비스로 중국 서민금융의 모든 분야를 휩쓸었다. 다만 심상치 않은 중국 정부의 움직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의 전 분야를 노린다
카카오페이는 지급결제 서비스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투자·대출·보험 중개, 맴버십, 청구서, 송금, 인증, 자산관리, 영수증, 배송, 내차관리 등 12개 사업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3500만명의 고객을 바탕으로 지난래 거래액이 67조원 규모에 달했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Growth-adjusted EV/Sales)이라는 기준을 사용해 공모가를 책정했다고 설명한다.
카카오의 목표는 쉽게 말하면 은행업을 비롯해 신용카드업과 보험업 증권업 등에 모두 진출해 장악하겠다는 얘기다. 카카오페이는 온·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사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직접 하고 있고, 신용 대출 서비스 시장도 노리고 있다. 증권·보험의 경우 초기엔 중개 플랫폼 역할만 했으나, 지난해 증권사를 아예 인수했고, 보험사도 새로 차릴 예정이다.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설립한 카카오페이 증권이 하반기 선보일 모바일거래시스템(MTS)에 기존 증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고, 올해안에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대형 금융사들의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온라인으로 옮겨와 개인에게 직접 자산관리 관련 풀서비스를 할 수있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더 나아가 브로커리지와 기업대출, 기업간(B2B)결제 뿐만 아니라 계열사 카카오뱅크가 진출하고 있는 담보대출 시장에도 발을 들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계획이 제대로 실현만 된다면 기업가치는 12조원으로 부족하다. '중국 자본'의 딜레마
카카오페이의 상장 이후 리스크는 역설적이게도 알리페이의 존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반중 감정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용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구주매출 없이 신주만 발행하며 상장하기 때문에 앤트그룹은 여전히 카카오의 2대주주다. 기관과 일반 주주가 가져갈 신규 발행주식 1700만주는 상장후 총 주식수 1억3000만주의 약 13%에 해당한다. 기존 1대 주주 카카오(지분율 55%)와 2대 주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45%)는 지분율이 47.8%와 39.1%로 희석될 뿐이다.
카카오 그룹은 지분율(법인 등 포함) 25%에 달하는 대주주 김범수 의장이 존재함에도 '중국자본 기업'이란 오명이 망령처럼 쫓아다닌다. 카카오의 주요주주 가운데 텐센트(지분율 6.12%)가 국민연금에 이어 큰 지분을 보유한 것도 있지만, 2017년 카카오페이가 독립하면서 앤트그룹 알리페이로부터 출자를 받아 논란이 본격화됐다. 일부 악의적인 이들은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탈사이트 다음에 친중국 네티즌이 많은 것도 카카오가 중국자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억측을 내놓기도 한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투자했을 뿐이다. 카카오페이가 일본과 동남아 등에 진출하는 데 알리페이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중국 정부가 핀테크 규제를(나중에 때려 잡더라도) 풀어준 덕분에 한국에 비해 한 발 먼저 금융에 진출하고 시장을 장악했다. 당시 한국에선 '모르면 일단 때려잡고 보자'는 식의 금융·IT관련 규제로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관련 투자도 활발하지 않았다.
대박난 알리페이, 카카오에겐 시한폭탄
알리바바도 카카오페이 투자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주 당 9만6000원으로 결정되면 알리페이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최대 4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에 2017년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하고 지난해와 올해 유상증자로 1152억원과 1200억원 (추정) 가량을 투입했다.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의 협업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고객의 반중 감정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비판하고 시장감독관리총국(SAMR)과 인민은행 등이 일제히 앤트그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마윈에게 지분을 국가에 넘기라고 압박한다는 등 국유화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지난달 앤트그룹이 고객 10억명의 금융 정보를 당국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도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 알리페이의 문제로 국내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인허가를 받는데 실패, 관련 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최근에야 중국 감독당국의 서류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앤트그룹 국유화나 개인정보 이전 사태가 일어나는 최악의 경우 카카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