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빌딩 쪼개 사고, 스니커테크까지…'투자 공식' 싹 바꾼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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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發 금융변혁
(1) 자이낸스 시대…금융의 판을 흔든다
소액으로 수십억 빌딩 지분 매매
임대료 배당받고 시세차익까지
디지털시대의 주역 2030세대
플랫폼에서 재미와 간편 추구
빚 내서라도 투자·소비에 적극적
(1) 자이낸스 시대…금융의 판을 흔든다
소액으로 수십억 빌딩 지분 매매
임대료 배당받고 시세차익까지
디지털시대의 주역 2030세대
플랫폼에서 재미와 간편 추구
빚 내서라도 투자·소비에 적극적
부동산 간접투자 플랫폼 업체 카사는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지웰타워의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DABS)을 판매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공모한 40억원 규모의 수익증권은 2시간30분 만에 ‘완판’됐다. 투자자는 건물의 지분만큼 임대료를 배당으로 받을 수 있고 자유롭게 사고팔아 시세 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 2800여 명의 투자자는 평균 130만원의 지분을 보유한 어엿한 ‘강남 건물주’가 됐다. 이 플랫폼에 열광하는 건 2030세대 직장인이다. 카사가 지난해 말 공모한 서울 역삼동 런던빌의 투자자는 30대 이하인 MZ세대가 57%를 차지했다.
이들은 금융생활에서 극한의 디지털을 추구하고,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직관적이고 간편하다면 언제든지 플랫폼을 옮겨탈 수 있고, 주거래 금융회사도 쉽게 바꾸는 ‘유목민’적 성향도 지니고 있다.
그는 ‘노력 대비 성과’가 가장 확실한 분야가 개인 사업 또는 투자밖에 없다고 보고 결국 암호화폐 전업투자자로 나섰다. 조씨는 “잃을 게 없는 젊음이 있기 때문에 결국 투자가 남는 장사”라며 “코인이 변동성이 크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다”고 말했다.
평소 예술에 흥미가 많은 직장인 임우영 씨(28)는 미술품 및 음원 저작권 투자를 고려 중이다. 부동산 투자가 수익률이 높다는 건 익히 알지만, ‘내 집 마련’이 현실에 와닿지 않았다. 투자정보는 1차적으로 SNS를 통해 얻고, 흥미가 생기면 투자 정보사이트의 후기를 읽는다. 임씨는 “기성세대는 주식투자로 돈을 벌더라도 자랑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직장 동기나 친구들을 보면 코인·주식투자 성공사례를 자랑하고 정보도 활발히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터넷은행 애스피레이션은 신용카드 사용액의 일정액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에 활용하는 네오뱅크(디지털은행)다. 500만 명의 회원 중 MZ세대는 53%다. 이들은 다른 회원보다 3.5배 더 많이 SNS를 활용한다. 이상백 애스피레이션코리아 대표는 “MZ세대는 참여를 중시하며 서로 연결돼 있고, 사회적 신념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임현우/이인혁 기자 daepun@hankyung.com
2030이 만들고 2030이 투자하는 플랫폼
예창완 카사 대표(31)는 갓 서른을 넘겼다. 서울 강남 빌딩을 보며 ‘왜 극소수만 저 빌딩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나눠 가지면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에 2018년 창업했다. MZ세대 창업자가 그동안 없던 금융 서비스를 만들고, MZ세대 소비자가 호응하는 ‘MZ금융’의 대표적 사례다. 대학생 이동희 씨(26)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족’이다. 크림 플랫폼을 통해 그동안 사둔 운동화를 팔아 넉 달간 200만원가량의 차익을 얻었다. 그는 “인기 스니커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간다”며 “‘착샷’을 잘 찍으면 좋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간(P2P) 대출 중개 업체, 암호화폐거래소, 예술품 수익증권 거래소 등도 MZ세대가 주된 소비자다.이들은 금융생활에서 극한의 디지털을 추구하고,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직관적이고 간편하다면 언제든지 플랫폼을 옮겨탈 수 있고, 주거래 금융회사도 쉽게 바꾸는 ‘유목민’적 성향도 지니고 있다.
MZ금융엔 직관 재미 흥미가
MZ세대는 저축을 ‘티끌 모아 티끌’이라고 여긴다. 대신 ‘투자’를 한다. 조대현 씨(31)는 명문대 졸업 후 증권사에 입사해 8000만원 가까운 연봉을 받았다. 회사 생활은 ‘벽’의 연속이었다. 기성세대가 쌓아온 공고한 사다리가 불만이었다. 좋은 성과를 내도 그 보상을 회사 혹은 팀 단위로 가져가는 게 불공정하다고 여겼다.그는 ‘노력 대비 성과’가 가장 확실한 분야가 개인 사업 또는 투자밖에 없다고 보고 결국 암호화폐 전업투자자로 나섰다. 조씨는 “잃을 게 없는 젊음이 있기 때문에 결국 투자가 남는 장사”라며 “코인이 변동성이 크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다”고 말했다.
평소 예술에 흥미가 많은 직장인 임우영 씨(28)는 미술품 및 음원 저작권 투자를 고려 중이다. 부동산 투자가 수익률이 높다는 건 익히 알지만, ‘내 집 마련’이 현실에 와닿지 않았다. 투자정보는 1차적으로 SNS를 통해 얻고, 흥미가 생기면 투자 정보사이트의 후기를 읽는다. 임씨는 “기성세대는 주식투자로 돈을 벌더라도 자랑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직장 동기나 친구들을 보면 코인·주식투자 성공사례를 자랑하고 정보도 활발히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터넷은행 애스피레이션은 신용카드 사용액의 일정액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에 활용하는 네오뱅크(디지털은행)다. 500만 명의 회원 중 MZ세대는 53%다. 이들은 다른 회원보다 3.5배 더 많이 SNS를 활용한다. 이상백 애스피레이션코리아 대표는 “MZ세대는 참여를 중시하며 서로 연결돼 있고, 사회적 신념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의 ‘게임 체인저’
디지털 금융 플랫폼 업체들이 MZ세대를 꽉 잡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가 선두주자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금융 앱’ 1위를 4월에는 카카오뱅크(1010만 명)가, 5월에는 토스(1130만 명)가 차지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전통 은행들은 뒷줄로 밀려나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의 모바일뱅킹 앱은 400만~800만 명대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핀테크들이 자산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는 대형 은행과 격차가 크다”면서도 “디지털 금융 플랫폼 세계에선 압도적인 이용자를 확보하면 게임이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 이용자의 60% 이상이 2030세대다.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류로 올라서면서 이들을 선점한 금융사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김대훈/임현우/이인혁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