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큰 불이 난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당시 방재실 관계자들이 화재 경보를 여섯 차례 끈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쿠팡 물류센터 내 전기·소방시설을 전담하는 A업체 소속 B팀장과 직원 2명 등 3명을 입건했다고 19일 발표했다. A업체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오전 5시20분께 쿠팡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불이 났을 당시 화재 경보기가 울리자 확인 없이 여섯 차례 방재 시스템 작동을 초기화했다. 이 때문에 스프링클러 가동이 10여 분간 지연됐다. 이 물류센터의 방재 시스템은 경보기가 울리면 설치된 센서가 연기와 열을 감지하고, 설정 기준을 넘어서면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방재 시스템을 전담하는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로, 스프링클러 작동을 지연시킨 것이 화재 확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재 시스템을 초기화하는 과정에서 쿠팡 본사 등 상부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발생 원인은 기존에 제기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꽃이 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 났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