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훈 
이랜드리테일 대표
안영훈 이랜드리테일 대표
이랜드그룹이 3040 최고경영자(CEO)를 전진 배치하는 ‘젊은 이랜드’로 경영위기 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그룹 매출의 37%(작년 기준)를 차지하는 유통사업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 대표에 1981년생 안영훈 이사를 19일 선임했다. 애슐리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 대표에는 1982년생 황성윤 이사를 발탁했다.

이랜드그룹은 이날 “1년6개월간 진행해온 경영자 세대교체를 끝내고 혁신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2019년 말 정기 인사에서 당시 40세이던 최운식 대표(상무)와 38세 윤성대 대표(상무)를 각각 이랜드월드와 이랜드파크 CEO로 발탁한 바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대대적인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
이랜드그룹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션, 유통, 외식, 건설, 호텔&레저, 테마파크 등 그룹의 6대 성장동력이 모두 대면 비즈니스인 터라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19년 9조5442억원이던 그룹 자산은 지난해 9조12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그룹 매출 역시 5조9511억원에서 4조631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392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그룹 전체가 재무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랜드월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15억원(작년 말)에 불과하다.

박 회장은 ‘젊은 이랜드’로 난국을 헤쳐나간다는 뜻을 사내에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사정에 밝은 한 경영계 관계자는 “4명의 ‘3040 대표’들은 박 회장이 신입사원 면접 때부터 발탁한 내부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박성수 키즈’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경영 전반에 대한 박 회장의 관리가 강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경영계 관계자는 “1980년 이랜드를 세운 박 회장이 제2의 창업을 한다는 심정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그룹 주요 소비자인 MZ세대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면 배치함으로써 미래 40년 혁신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