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 에투알용 꽃다발 받은 일화도 소개…"안 춘 춤 다 해보고파"
'파리의 별' 박세은 "프랑스 발레계서 큰 에투알 되는 게 목표"
"이력서상으로 갈 곳까지 갔다고 생각해요.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 춤을 추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요.

프랑스 발레계 에투알 사이에서도 큰 에투알이 되는 게 목표예요.

"
세계 최정상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BOP)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최고 수석무용수 '에투알'(Etoile·별이라는 뜻)로 승급한 박세은(32)의 향후 목표는 단순했다.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춤뿐이었다.

박세은은 지난달 10일 에투알로 지명된 이후 바쁜 한 달을 보냈다.

개인 탈의실이 생겼고, 전담 도우미가 배정됐으며, 발레단에서 새로 프로필을 촬영했다.

연예인은 아무나 못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살면서 가장 많은 축하도 받았다.

시즌 종료 후 휴가차 최근 입국한 박세은은 19일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조금 신나 있는 상태인데 9월 '데필레'에서 왕관을 쓰고 행진할 때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웃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상황에서 지난 15일 한국에 들어온 그는 2주 자가격리를 면제받았다.

현재 서울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이지만, 서울시로부터 확인을 받고 대면 간담회를 진행했다.

'파리의 별' 박세은 "프랑스 발레계서 큰 에투알 되는 게 목표"
파리오페라발레는 새 시즌 시작 전 갈라 공연을 여는 게 전통이다.

프랑스어로 '행진'을 뜻하는 '데필레'에선 아카데미 학생부터 에투알까지 200여 명이 무대로 걸어들어온다.

올해는 9월 24일(현지시간) 이 무대가 열린다.

그는 "(베네수엘라 출신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음악감독으로 와 지휘해 특별한 데필레가 될 것 같다"며 "갈라 공연에서는 '에튀드' 주역을 맡았는데 새 에투알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한다"고 말했다.

박세은은 "그동안 준비해왔던 줄리엣의 이야기를 잘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신념 하나로 공연에 임했다"며 한 달 전 에투알로 지명된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에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개막 공연을 회상했다.

그는 공연 전 오렐리 뒤퐁 예술감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에투알에게만 주는, 프리미에르 당쇠즈(Premiere danseuse·제1 무용수) 시절 '백조의 호수'와 '오네긴'에서 주역을 할 때도 받지 못한 꽃다발이었다.

박세은은 "다른 사람들은 승급 이야기를 했다는데 전 한 사람과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멘탈이 흔들리진 않았다"며 "이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은 한번 했는데 공연 끝날 때까지는 온전히 몰입해 공연했다"고 전했다.

'파리의 별' 박세은 "프랑스 발레계서 큰 에투알 되는 게 목표"
물론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언어적 장벽에 힘들었고, 처음 러시아에서 프랑스 스타일 춤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때 방황했으며, 자신의 춤을 추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해 힘들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간절함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10년간 무대 위에서 조금씩 바뀌고 성장하는 춤을 보여주려 했다.

정교한 프랑스 춤을 익히기 위해 발놀림 등 각종 동작을 계속 연습하고, 주변에 조언을 구했다.

그는 "이건 맞나,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무엇을 하고 있나, 스스로 이런 질문을 굉장히 많이 던졌다"며 "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중요한데 답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고 그걸 찾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는 프리미에르 당쇠즈로 승급한 2016년 11월 이후부터 언젠가 에투알로 승급될 거란 확신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진 작품에 좋은 캐스팅으로 계속 오르면서 자신의 춤에 관해 의심하지 않고 마음껏 표현했다.

"춤을 안 춘 게 훨씬 많아서 가능하면 다 해보고 싶어요.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마농 등이죠. 예술감독 면담 때 제 장단점을 말씀해주셨는데 예리하고 정확해 놀랐어요.

더 발전할 부분으로 계발하려고 노력하려고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