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여성을 연쇄 살인한 혐의로 재판의 넘겨진 마이클 토마스 가쥴로(45)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 판사인 래리 폴 피들러 판사는 마이클 가쥴로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피해자 가족들이 눈물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피들러 판사는 "가쥴로가 가는 곳마다 죽음과 파괴가 그를 따랐다"며 "악랄하고 무서운 존재"라면서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단이 자신을 변호하는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화를 내기도 했던 가쥴로는 사형 선고 이후 "나는 부당하게 사형 집행을 당했다"며 "나는 증언하고 싶었지만 모든 것이 막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가쥴로는 에어컨 및 히터 수리공, 경비원 등으로 일하면서 배우를 지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근한 이웃으로 미모의 여성들에게 접근한 후 스토킹을 하다 살인을 저질렀다. 2명이 살해당했고, 세번째 살인 시도는 미수에 그쳤다. 때문에 가쥴로의 범죄 행각이 알려진 후 'The Hollywood Ripper'(할리우드 살인광', 'The Boy Next Door Killer(이웃집 살인마)' 등으로 불렸다.

피해자 중엔 할리우드 배우 애쉬튼 커쳐의 전 연인도 있었다. 커쳐도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참석했다.

커쳐의 전 연인이었던 애슐리 엘런은 22세이던 2001년 데이트를 위해 외출을 준비하던 중에 할리우드에 위치한 자택에서 살해당했다. 재판에서 커쳐는 "앨런이 연락에도 답이 없어서 집에 갔다"며 "처음엔 핏자국이 포도주라고 생각해 안을 들여다 봤는데,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앨런은 47개의 자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가쥴로는 커쳐에 대한 질투심으로 앨런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 희생자는 2005년 로스앤젤로스 동쪽 엘 몬테 자택에서 살해당했다. 당시 32세였던 마리아 브루노는 가슴이 잘리는 등 신체 일부가 훼손됐다.

가쥴로는 2008년 산타모니카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미셸 머피를 살해하려 자택을 찾았지만, 머피가 도망치는데 성공하면서 이전의 살인도 꼬리를 잡혔다. 머피는 "오늘날까지 혼자 밤을 보내는 게 두렵다"면서 법정에서 증언하며 눈물을 보였다.

또 피해자의 유족들을 언급하면서 "한 사람의 행동이 이토록 많은 사람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공평한 것이냐"고 일침했다.

다만 가쥴로의 사형 집행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캘리포니아주는 2006년 이후로 누구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고, 가빈 뉴섬 주지사 집권 동안 사형집행을 중단했다. 다만 법원은 언젠가 사형집행이 재개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선고를 진행했다.

가쥴로는 1993년 고향 일리노이에서 18세 소녀 트리카 파카치오를 살해한 혐의로 일리노이주로 인도돼 해당 사건에 대해 추가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