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호수, 수원광교호수공원
2013년에 문을 연 수원의 광교호수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공원은 이웃한 두 호수가 8자를 이룬 모양이다. 원천호수와 신대호수를 따라 6.5㎞에 이르는 수변 산책로를 조성하고, 여섯 가지 테마 공간으로 다양한 재미를 더했다. 수변 공간 ‘어번레비’를 중심으로 ‘신비한 물너미’ ‘재미난 밭’ ‘행복한 들’ ‘커뮤니티 숲’ ‘조용한 물숲, 향긋한 꽃섬’ 등으로 꾸며져 있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14 대한민국경관대상’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경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바닥분수와 공연장,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원천호수는 주말이면 사람들로 붐빈다. 조금 떨어진 신대호수에선 더 여유 있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동해와 맞닿은 고성 화진포와 송지호
국내 최북단에 있는 고성은 고즈넉한 호수 여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가장 유명한 화진포(강원기념물 제10호)에는 갈대가 우거지고, 호수 둘레를 따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자리한다. 길도 잘 닦여 있어 자전거를 타거나 드라이브하기에 좋다. 화진포는 국내에서 가장 큰 석호로, 길이 10㎞에 이르는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송지호에서 내려오면 화진포, 송지호와 함께 고성8경에 드는 천학정과 청간정을 차례로 만난다. 천학정은 기암괴석과 해안 절벽 위에 있다. 청간정(강원유형문화재 32호)은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으로 꼽았던 곳이다.
예당호 따라 걷는 예산 느린호수길
예산의 느린호수길은 독보적이다. 전국적으로 호수와 강, 바다에 놓인 데크길이 적지 않지만, 느린호수길처럼 긴 경우는 거의 없다. 길이가 7㎞에 이른다. 예당호 둘레가 40㎞쯤 되니, 호수의 5분의 1가량이 데크 길인 셈이다.
예당호 옆 봉수산 꼭대기에는 예산 임존성(사적 제90호)이 있다. 백제부흥군이 나당연합군에 맞서 최후까지 격전을 벌인 곳이다. 임존성에 서면 드넓은 예당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봉수산 중턱에는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이 있다. 예당호를 바라보며 하룻밤 묵고, 수목원에서 숲길을 산책하기 좋다. 예산황새공원은 아이들과 함께 귀한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를 만날 수 있는 자연 학습지다.
안동호·임하호가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
안동은 전통문화와 역사의 고장이지만, 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을 따라 여행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안동호 가장 북쪽에 있는 예끼마을은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안동호 때문에 수몰된 예안면 사람들이 이주한 곳이다. 마을에 갤러리와 카페, 음식점이 들어서고 선성현문화단지와 선성현한옥체험관이 조성돼 체류형 관광단지로 손색이 없다. 안동호의 비경을 간직한 선성수상길은 산책 삼아 걷기 좋다.
밀양의 눈부신 호수 위양못
위양못(경남문화재자료 제167호)은 밀양이 간직한 숨은 여행지다. 통일신라 때 농지에 물을 대기 위해 축조했다. 보통 이팝나무꽃이 피는 5~6월을 절정으로 여기는데, 호젓하게 저수지를 찾기에는 7월이 낫다. 햇살이 투명하고 바람은 잦아들어 완재정(경남문화재자료 제633호)과 어우러진 저수지의 반영이 한층 또렷하다.
상부 승강장이 해발 1020m에 있는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는 밀양의 산세를 뽐낸다. 천황산 하늘정원 전망대까지 다녀올 만하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