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컬렉션'의 정수…대표작 135점 내일 일반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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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현대미술관 특별전 동시 개막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 수집했다가 국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전시가 21일(내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나란히 개막한다. 그동안 기증 작품이 일부 공개된 적은 있지만 '이건희 컬렉션' 대표작들로만 구성한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으로, 문화재와 미술 작품 등 총 135점이 출품된다.
전시는 우리나라 전 시기와 분야를 아우르는 '이건희 컬렉션'의 성격과 참모습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충남 예산에서 출토했다고 전하는 선사시대 유물인 국보 '청동방울 일괄'부터 조선 후기에 제작된 도자기와 책장, 민화까지 다양한 문화재를 선보인다.
특히 관심을 끄는 유물은 겸재 정선이 만년에 자신감 넘치는 필치로 그린 걸작 '인왕제색도'이다. 또 다른 조선시대 회화인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강세황이 그린 '계산허정도', '계산기려도'도 관람객과 만난다.
국내에 약 20점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희귀한 문화재인 고려불화 중에는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가 전시에 나왔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불화의 세부 모습을 살피도록 터치스크린을 통해 엑스레이 촬영 사진을 공개한다. 천수관음도에서 천수관음보살의 손 모양, 손바닥과 광배(光背·빛을 형상화한 장식물)에 있는 눈, 손에 쥔 다양한 물건과 채색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시대 금동불인 국보 '금동보살삼존입상'과 한글 창제의 결실을 엿볼 수 있는 조선 초기 서적인 '석보상절 권11', '월인석보 권11·12', '월인석보 권17·18'도 전시된다. 아울러 삼국시대 토기, 고려시대 금속공예품,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초기 사경(寫經, 손으로 베낀 경전),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9월 26일까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지침에 따라 예약자에 한해 30분 단위로 20명씩 입장을 허용한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모았다. 기증 발표 당시부터 화제가 됐던 희귀 걸작들이 대거 포함됐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1950년대 제작된 가로 568㎝ 대작으로, 파스텔톤 배경에 나무,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라의 여인들, 백자 항아리와 학, 사슴, 새장 등 작가가 즐겨 그린 소재들이 등장한다. 김환기 작품으로는 1973년작 푸른빛 전면점화 '산울림 19-II-73#307'도 출품된다.
이중섭의 대표작도 볼 수 있다. 강렬한 붉은 색을 배경으로 주름 가득한 황소 머리를 그린 '황소'와 고개를 푹 숙이고 매우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흰 소의 전신을 담은 '흰 소'가 공개된다. 붉은 황소 머리를 그린 이중섭 작품으로 현존하는 것은 총 4점뿐이다. 현존하는 이중섭의 '흰 소'도 5점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 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에는 김환기와 이중섭을 대표하는 전면점화와 '황소' 등이 없었다. 전시되는 '흰 소'는 1972년 개인전과 1975년 출판물에 등장했으나 자취를 감췄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밖에 백남순의 '낙원', 이상범의 '무릉도원',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종태 '사내아이', 이성자 '천 년의 고가',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3일까지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시간당 30명씩 관람한다.
이 전시는 배우 유해진이 오디오가이드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전시해설은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App)을 통해 누구나 들을 수 있으며 전시실 입구에서 오디오가이드 기기 대여도 가능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개최될 수 있도록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국내·외 미술작품을 대량 기증해주신 고 이 회장의 유족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는 고미술품 2만1600여점, 국내외 작가들의 근대미술품 1600여점 등이다. 국보급 문화재가 있어서 구체적인 가치를 따질 수 없지만 시가로 수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역대급 규모로 알려져 있다. 문화계에서도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컬렉션"이라고 평가했고 외신들도 많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이 이같은 통큰 사회환원을 결정한 배경에는 생전에 이 회장이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영향이 크다. 고 이 회장은 생전 에세이를 통해 국립박물관을 관람한 경험을 전하며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등을 언급하며 "골동품은 한 데 모아야 가치가 있다"는 지론을 펼친 것도 이 회장이 일찌감치 소장품 기증을 염두에 두고있었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인왕제색도·고려불화 등 관심 집중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열어 기증품 9797건 2만1693점 중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 45건 77점을 엄선해 공개한다. 그중 국보가 12건, 보물이 16건이다.전시는 우리나라 전 시기와 분야를 아우르는 '이건희 컬렉션'의 성격과 참모습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충남 예산에서 출토했다고 전하는 선사시대 유물인 국보 '청동방울 일괄'부터 조선 후기에 제작된 도자기와 책장, 민화까지 다양한 문화재를 선보인다.
특히 관심을 끄는 유물은 겸재 정선이 만년에 자신감 넘치는 필치로 그린 걸작 '인왕제색도'이다. 또 다른 조선시대 회화인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강세황이 그린 '계산허정도', '계산기려도'도 관람객과 만난다.
국내에 약 20점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희귀한 문화재인 고려불화 중에는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가 전시에 나왔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불화의 세부 모습을 살피도록 터치스크린을 통해 엑스레이 촬영 사진을 공개한다. 천수관음도에서 천수관음보살의 손 모양, 손바닥과 광배(光背·빛을 형상화한 장식물)에 있는 눈, 손에 쥔 다양한 물건과 채색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시대 금동불인 국보 '금동보살삼존입상'과 한글 창제의 결실을 엿볼 수 있는 조선 초기 서적인 '석보상절 권11', '월인석보 권11·12', '월인석보 권17·18'도 전시된다. 아울러 삼국시대 토기, 고려시대 금속공예품,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초기 사경(寫經, 손으로 베낀 경전),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9월 26일까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지침에 따라 예약자에 한해 30분 단위로 20명씩 입장을 허용한다.
김환기·이중섭 등 한국 대표작가 작품 만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1전시실에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연다.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미술관에 기증한 한국 근현대 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 등 총 1488점 중 국내 작가 34명의 작품 58점을 선보인다.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모았다. 기증 발표 당시부터 화제가 됐던 희귀 걸작들이 대거 포함됐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1950년대 제작된 가로 568㎝ 대작으로, 파스텔톤 배경에 나무,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라의 여인들, 백자 항아리와 학, 사슴, 새장 등 작가가 즐겨 그린 소재들이 등장한다. 김환기 작품으로는 1973년작 푸른빛 전면점화 '산울림 19-II-73#307'도 출품된다.
이중섭의 대표작도 볼 수 있다. 강렬한 붉은 색을 배경으로 주름 가득한 황소 머리를 그린 '황소'와 고개를 푹 숙이고 매우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흰 소의 전신을 담은 '흰 소'가 공개된다. 붉은 황소 머리를 그린 이중섭 작품으로 현존하는 것은 총 4점뿐이다. 현존하는 이중섭의 '흰 소'도 5점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 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에는 김환기와 이중섭을 대표하는 전면점화와 '황소' 등이 없었다. 전시되는 '흰 소'는 1972년 개인전과 1975년 출판물에 등장했으나 자취를 감췄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밖에 백남순의 '낙원', 이상범의 '무릉도원',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종태 '사내아이', 이성자 '천 년의 고가',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3일까지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시간당 30명씩 관람한다.
이 전시는 배우 유해진이 오디오가이드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전시해설은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App)을 통해 누구나 들을 수 있으며 전시실 입구에서 오디오가이드 기기 대여도 가능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개최될 수 있도록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국내·외 미술작품을 대량 기증해주신 고 이 회장의 유족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가치 헤아릴 수 없는 귀중한 컬렉션"
앞서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은 지난 4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이 회장이 평생 모은 소장품 2만3000여점을 기증했다.이는 고미술품 2만1600여점, 국내외 작가들의 근대미술품 1600여점 등이다. 국보급 문화재가 있어서 구체적인 가치를 따질 수 없지만 시가로 수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역대급 규모로 알려져 있다. 문화계에서도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컬렉션"이라고 평가했고 외신들도 많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이 이같은 통큰 사회환원을 결정한 배경에는 생전에 이 회장이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영향이 크다. 고 이 회장은 생전 에세이를 통해 국립박물관을 관람한 경험을 전하며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등을 언급하며 "골동품은 한 데 모아야 가치가 있다"는 지론을 펼친 것도 이 회장이 일찌감치 소장품 기증을 염두에 두고있었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