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예약 신청을 받는 예방접종 사이트에 오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접속자 폭주로 먹통이 되기 일쑤인 데다 신청 과정에서 오류도 잇따르고 있다.

20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0~52세 예방접종 신청이 시작되자마자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대기시간만 10시간을 웃돌았다. 50대 예방접종 신청과 관련해 사이트 마비 현상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대기 중 갑자기 초기 화면으로 돌아가는 오류도 생기고, 질병관리청 사이트는 아예 다운됐다.

이날 오전엔 53~54세가 예방접종 예약 사이트에 접속하면 ‘사전예약 대상자가 아닙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뜨기도 했다. 이들 연령대는 앞서 19일 오후 8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이 가능한데, 대상자가 아니라는 잘못된 공지가 뜬 것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현재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잘못돼 있는 코딩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오류는 오전 9시까지 6시간가량 이어져 뜬눈으로 밤을 새운 신청자들도 있었다.

예약이 시작된 전날 오후 8시 직후엔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대기시간이 30시간을 넘는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밤 12시께 서버를 클라우드로 일부 이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예약대기자 수가 실제 대상자보다 너무 많았다”며 “오후 8시 개통 직후엔 부하 요청 건수가 1000만 건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53~54세 신청 대상자는 약 150만 명이다.

방역당국은 접속 지연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대신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서 접속하라”고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민간 플랫폼을 통해 접수하더라도 서버 접속 부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예방접종 예약 사이트에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접속량은 약 30만 건이다. 50~52세 대상자 규모(233만6193명)의 12% 수준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