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루 아침에 해결될 일을…" 은마아파트 전세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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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전세 매물 70→163건 '폭증'
‘재건축 2년 실거주’ 백지화되자
은마 전세매물 1주일 만에 2배 증가
주요 재건축단지 전셋값도 하락
"정부 말 믿은 소유자·세입자만 피해"
‘재건축 2년 실거주’ 백지화되자
은마 전세매물 1주일 만에 2배 증가
주요 재건축단지 전셋값도 하락
"정부 말 믿은 소유자·세입자만 피해"
![정부가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규제를 철회하자 재건축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늘고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AA.26957724.1.jpg)
정부와 여당이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규제를 전면 백지화하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전세 물량은 일주일 새 두 배 넘게 늘었다. 전세 호가도 1억원 넘게 하락하는 분위기다.
집주인들, 직접 들어가려다 맘 바꿔
21일 부동산 정보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은마아파트 전세 매물은 163건으로 7월 12일(74건)의 두 배 넘게 늘었다. 실거주 의무가 사라진 집주인들이 본인이 살려고 생각했거나 비워두었던 집을 다시 전세로 내놓아서다.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가운데 '투기과열지역 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기 위해서는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는 내용을 빼기로 했다. 이같은 발표가 난 12일 70건대 수준이던 은마아파트 전세 매물은 사흘 만에 52% 늘어난 110건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 현재 163건의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상가 부동산 업체에 거래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ZN.26988189.1.jpg)
매물이 늘면서 수억원씩 급등하던 전셋값도 내리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전세 호가는 이달 초 8억원대 후반~9억원 정도였지만, 실거주 규제가 없어진 13일 이후엔 7억원짜리 급매물이 여럿 등장했다. 1억~2억원가량 호가가 떨어진 것이다. 6월 전세 실거래가 중 최저 금액(7억5000만원)보다도 5000만원이나 낮다.
은마 월세매물도 80→115건, 성산시영 전세 20→40건 증가
은마아파트처럼 조합 설립 전 재건축 단지인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전세 매물도 12일 20건에서 20일 40건으로 두 배 증가했다. 성산시영 역시 전용 50㎡가 이달 17일 3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2억원 중반대 전세 매물이 나왔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도 20% 정도 늘었다. 강남구 개포동 현대1차는 34% 가량 증가했다. 성산시영아파트 인근 W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의 전월세 문의가 늘고 있어 당분간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전경.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01.24794884.1.jpg)
실거주 여건이 안 돼 재건축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처분했는데 이후 집값이 억 단위로 뛰어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상계주공 아파트를 주로 중개하는 김 모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방침이 발표되면서 실거주할 형편이 안되는 집주인들이 집을 판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이제 가격이 최소 1억~2억원은 뛰었는데 이들은 정부 말을 따르다가 각종 세금과 복비, 재건축에 따른 프리미엄 등을 허공에 날렸다”고 안타까워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