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여행 사이트를 그대로 본뜬 성매매 사이트가 등장했다.

'**투어'. 사이트만 보면 다른 여행 사이트와 다르지 않다. 사이트 하단에는 국내 유명 여행 사이트 이름도 적어 놓았다. 환율, 비자, 여행자보험 등의 서비스 등도 눈길을 끈다.
유명 여행 사이트 업체명을 언급한 성매매 사이트 하단/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유명 여행 사이트 업체명을 언급한 성매매 사이트 하단/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하지만 사이트 곳곳을 살펴보면 문제가 있는 곳임을 단숨에 확인할 수 있다.

'투어정보'를 클릭하면 지역별로 '오피', '휴게텔', '건마' 등 성매매를 어떤 장소에서 할 수 있는지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업소가 어디에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돼 있다.

업소별로 해외 유명 호텔의 사진을 도용해 섬네일을 올려놓았지만, 영업시간과 소개만 봐도 성매매 업소임을 알 수 있다. '투어정보'에 등록된 업소는 키스방, 립카페 등 유사 성행위를 포함해 1108개였다.

'투어실사'에는 여성들의 노출 이미지가 버젓이 게재돼 있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성매매 업소 후기를 공유하고, 각 업소들의 '할인'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후기를 보고, 업체를 검색해 예약까지 한 번에 가능한 사이트였던 셈이다.
유명 여행 사이트 업체명을 언급한 성매매 사이트 하단/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유명 여행 사이트 업체명을 언급한 성매매 사이트 하단/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문제는 온라인 특성상 미성년자도 쉽게 해당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성매매 업소 위치가 어디 있는지, 예약 전화번호는 어떻게 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본래 '달리기 앱'을 본뜬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의 성매매 사이트가 적발돼 접근이 막히자 이번엔 여행사이트를 본떠 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SNS를 통해 바뀐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앱으로도 만들어진 성매매 사이트/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앱으로도 만들어진 성매매 사이트/사진=성매매 사이트 캡처
사이트의 존재가 알려진 후 "포털 검색만으로 바로 접근이 가능할 정도로 쉬운 시스템이다", "성매매가 불법인 나라에서 이렇게 대놓고 운영해도 되나", "다른 사이트 로고까지 도용한 것도 문제" 등의 반응이 나왔다.

여성가족부 청소년유해매체 점검단이 지난달 7일부터 18일까지 에스엔에스(SNS)와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 서비스 게시물 5만3114개를 점검한 결과, 성인용 영상물, 술·담배 대리 구매, 음주 조장 방송(일명 술방), 청소년 유해물건(리얼돌 등 성기구류) 및 유해업소 홍보, 도박, 청소년 성매매 등 불법·유해정보를 담은 게시물이 2만378개나 됐다.

지난해 발표된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에서는 성인남성 1500명 중 631명(42.1%)이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성구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인 남성 10명 중 4명이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남성이 최초로 성을 구매한 연령은 20세 이상이 5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5세 이상(26.8%), 30세 이상(10.3%) 순으로 나타났다. 최초 성구매 동기로는 호기심이 28.6%로 가장 많았으며, 특별한 일 전(20.4%), 회식 등 술자리 후(18.9%)가 뒤를 이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