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청해부대 '방치'…증상자 폭증에도 몰랐고 백신도 무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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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증상자 100명 육박할 때까지 몰라…국방장관에 보고도 '부실'
청해부대장 '코로나 가능성 작다' 첫 보고에 합참 "피로도 줄여라"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태와 관련, 합동참모본부가 제 역할을 했는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합참은 청해부대에 대한 작전지휘와 부대 관리 책임을 맡고 있다.
청해부대는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FM)와 공조해 해적 차단 및 테러 방지 등의 해양안보작전 임무와 소말리아 인근 해역인 아덴만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의 해적 피해를 예방하는 활동을 주 임무로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파병됐지만, 독자적인 작전권을 갖고 있고 합참의 작전 지휘를 받는 구조다.
이번 청해부대의 집단감염과 중도 귀환 사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합참이 사실상 부대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청해부대에서 감기 증상자가 매일 수십 명씩 속출했는데도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지난 2월 8일 출항한 이후에도 백신 공급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작년 6월 하달했다는 해외 파병부대 코로나19 대응 지침(매뉴얼)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이 매뉴얼이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국방부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활용하라는 지침을 작년 12월 하달했는데도 무시했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청해부대에서 지난 2일 최초 감기 증상자 1명이 발생한 데 이어 5일까지 18명으로 늘었고, 급기야 9일에는 78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10일까지 누적 감기 증상자는 95명에 달했고, 이때서야 청해부대는 합참에 다수의 감기 증상자가 발생했다고 처음 유선 보고했다.
11일에는 감기 증상자가 105명까지 불어났다.
그런데도 합참은 10일까지 감기 증상자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12일에서야 청해부대가 문서로 보고하면서 알게 됐다고 한다.
국외에 나가 있는 파병부대의 위치와 이상 유무를 매일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는 합참이 청해부대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났는데도 10일 동안이나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는 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합참은 12일 감기 증상자 규모가 100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즉각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은 지난 15일에서야 34진 승조원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 시행 등 지침을 하달했다.
이는 서 장관에게 15일 감기 증상자 규모를 뭉뚱그려 보고했음을 말해준다.
서 장관도 나중에 한꺼번에 보고가 올라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일각에서는 청해부대가 최초 감기 증상자가 발생한 이후 일주일간 증상자 규모를 보고하지 않아 모를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청해부대에 보고 책임을 미루는 행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합참은 34진 장병들이 백신을 맞지 않고 출항했음에도 파병 임무를 수행하던 5개월여 동안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전 국민 접종 계획이 발표되는데도 청해부대 백신 접종을 나 몰라라 한 것은 결과적으로 부대를 '백신 사각지대'에 빠뜨린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원인철 합참의장이 서욱 장관에게 백신 접종 문제를 제기하고, 작년 12월 주한미군이 첫 백신 접종을 했을 때 주한미군 사령관에도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애초 소말리아 해상에 국군 함정을 파견한 데는 미국의 강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인 만큼 미국 측에도 청해부대 백신 접종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할 명분은 충분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다 국방부는 작년 12월 22일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부대, 병과 등에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활용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그런데도 합참은 2월 8일 출항한 34진 문무대왕함에 신속항원검사 키트 대신 '신속항체검사 키트' 800개를 보급했다.
청해부대는 감기 환자가 속출하자 지난 10일 40여 명에 대해 신속항체검사를 했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청해부대장은 신속항체검사 시행 결과 음성으로 나왔고, 현지 우기로 인한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 등을 이유로 첫 보고 때 코로나19 가능성은 작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런 보고를 받은 합참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별도의 지시는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합참이 청해부대로부터 첫 보고를 받고 코로나19와 관련한 별도의 지시는 하지 않았다"며 "환자 관리 여건 보장을 위해 부대원 피로도 감소 대책 시행과 작전 활동 중지 등만 지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청해부대장 '코로나 가능성 작다' 첫 보고에 합참 "피로도 줄여라"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태와 관련, 합동참모본부가 제 역할을 했는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합참은 청해부대에 대한 작전지휘와 부대 관리 책임을 맡고 있다.
청해부대는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FM)와 공조해 해적 차단 및 테러 방지 등의 해양안보작전 임무와 소말리아 인근 해역인 아덴만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의 해적 피해를 예방하는 활동을 주 임무로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파병됐지만, 독자적인 작전권을 갖고 있고 합참의 작전 지휘를 받는 구조다.
이번 청해부대의 집단감염과 중도 귀환 사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합참이 사실상 부대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청해부대에서 감기 증상자가 매일 수십 명씩 속출했는데도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지난 2월 8일 출항한 이후에도 백신 공급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작년 6월 하달했다는 해외 파병부대 코로나19 대응 지침(매뉴얼)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이 매뉴얼이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국방부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활용하라는 지침을 작년 12월 하달했는데도 무시했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청해부대에서 지난 2일 최초 감기 증상자 1명이 발생한 데 이어 5일까지 18명으로 늘었고, 급기야 9일에는 78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10일까지 누적 감기 증상자는 95명에 달했고, 이때서야 청해부대는 합참에 다수의 감기 증상자가 발생했다고 처음 유선 보고했다.
11일에는 감기 증상자가 105명까지 불어났다.
그런데도 합참은 10일까지 감기 증상자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12일에서야 청해부대가 문서로 보고하면서 알게 됐다고 한다.
국외에 나가 있는 파병부대의 위치와 이상 유무를 매일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는 합참이 청해부대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났는데도 10일 동안이나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는 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합참은 12일 감기 증상자 규모가 100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즉각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은 지난 15일에서야 34진 승조원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 시행 등 지침을 하달했다.
이는 서 장관에게 15일 감기 증상자 규모를 뭉뚱그려 보고했음을 말해준다.
서 장관도 나중에 한꺼번에 보고가 올라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일각에서는 청해부대가 최초 감기 증상자가 발생한 이후 일주일간 증상자 규모를 보고하지 않아 모를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청해부대에 보고 책임을 미루는 행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합참은 34진 장병들이 백신을 맞지 않고 출항했음에도 파병 임무를 수행하던 5개월여 동안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전 국민 접종 계획이 발표되는데도 청해부대 백신 접종을 나 몰라라 한 것은 결과적으로 부대를 '백신 사각지대'에 빠뜨린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원인철 합참의장이 서욱 장관에게 백신 접종 문제를 제기하고, 작년 12월 주한미군이 첫 백신 접종을 했을 때 주한미군 사령관에도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애초 소말리아 해상에 국군 함정을 파견한 데는 미국의 강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인 만큼 미국 측에도 청해부대 백신 접종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할 명분은 충분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다 국방부는 작년 12월 22일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부대, 병과 등에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활용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그런데도 합참은 2월 8일 출항한 34진 문무대왕함에 신속항원검사 키트 대신 '신속항체검사 키트' 800개를 보급했다.
청해부대는 감기 환자가 속출하자 지난 10일 40여 명에 대해 신속항체검사를 했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청해부대장은 신속항체검사 시행 결과 음성으로 나왔고, 현지 우기로 인한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 등을 이유로 첫 보고 때 코로나19 가능성은 작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런 보고를 받은 합참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별도의 지시는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합참이 청해부대로부터 첫 보고를 받고 코로나19와 관련한 별도의 지시는 하지 않았다"며 "환자 관리 여건 보장을 위해 부대원 피로도 감소 대책 시행과 작전 활동 중지 등만 지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