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1일(16: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맥쿼리인프라 신주인수권 가격 '급등'…4000억 유증 흥행 조짐 [마켓인사이트]
398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준비 중인 맥쿼리인프라가 청약을 앞두고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발행예정인 신주를 사들일 권리를 증권화한 신주인수권증서 가격이 거래 첫 날 한 때 90% 이상 급등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신주 배정물량의 두 배까지 청약이 가능한 파격적인 기회를 잡으려는 투자자들이 신주인수권증서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맥쿼리인프라의 신주인수권증서(맥쿼리인프라7R)는 거래를 시작한 21일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 초반 시초가(165원)보다 93.9% 높은 32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오후 들어 매수세가 잦아들면서 종가는 157원을 기록했다. 이날 맥쿼리인프라7R는 885만여주가 매매됐을 정도로 활발히 거래가 이뤄졌다. 맥쿼리인프라7R은 오는 27일까지 장내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맥쿼리인프라는 신주인수권증서 거래기간이 끝나는 대로 신주 발행가격을 확정하고 다음달 유상증자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을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대규모 초과청약 기회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맥쿼리인프라7R 매입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모든 주주에 배정받은 신주물량의 두 배까지 청약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초과청약 한도가 최대 20%인 일반기업에 비하면 청약 과정에서 획득 가능한 신주가 훨씬 많다. 자본시장법상 투·융자회사로 분류되는 맥쿼리인프라는 주주들의 유상증자 청약 한도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맥쿼리인프라는 이를 활용해 지난해 말 유상증자(2442억원)를 진행할 때도 똑같은 청약 조건을 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신주 발행 예정가격(1만2200원)이 현재 주가(21일 1만2400원)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큰 시세 차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맥쿼리인프라가 오랫동안 완만하게 상승 중인 배당주임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청약에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맥쿼리인프라는 유료 도로와 교량, 터널 등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 거둔 수익을 1년에 두 차례씩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있다. 장기간 연 6%대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2일 도시가스업체인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를 인수하면서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종목은 "주가 상승과 배당을 겸비했다"는 평가 속에 올 들어 16.4%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교적 주가 흐름이 안정적인 배당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 변화를 고려하면 맥쿼리인프라가 이번에도 어렵지 않게 유상증자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