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그린뉴딜 1년…'무공해차의 도약'
황순원의 ‘소나기’를 보면 푸르른 여름날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소녀가 나온다. 1970년대 이전 세대는 소달구지에 대한 추억이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소달구지라도 만나 얻어 타고 가면 어찌나 좋던지…. 그 시절엔 최고의 이동 수단이었다.

유유자적 다니던 소달구지는 이제 빠르고 편리한 자동차로 대체됐다. 자동차는 근대 문명의 상징으로 부상했고, 이젠 자동차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자동차의 편리함 이면엔 ‘기후변화의 그늘’이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를 차지하는 핵심 배출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행인 건 거리를 지날 때마다 파란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부쩍 많아진 것이다. 내 주변에도 다음에 차를 살 때는 전기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무공해차에 대한 인기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세계 주요 국가와 자동차 기업들은 앞다퉈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했고, 무공해차 보급 확대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전 세계 무공해차 판매량은 2017년 74만 대에서 2020년 203만 대로 불과 3년 만에 약 세 배나 증가했다.

한국도 지난해 그린뉴딜과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무공해차 보급을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 중이다. 구매보조금 지원과 충전기반시설 구축,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한 결과 지난해 보급실적 기준으로 전기차는 세계 8위, 수소전기차는 세계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무공해차 대중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환경부는 민간 기업의 자발적인 무공해차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2030 무공해차 전환 100’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앞장서 2030년까지 보유하거나 임차하고 있는 차량을 100% 무공해차로 전환할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캠페인이다.

무공해차의 인기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캠페인 초기부터 많은 기업이 참여를 선언했다. 지난 3월 렌트업계 선언식을 시작으로 금융, 제조, 물류, 운수 등 다양한 업종의 191개 기업이 동참해 올해 1만5000여 대, 2030년까지 140만여 대의 차량을 무공해차로 100% 전환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정부가 수립한 2030년 보급 목표인 385만 대의 36% 수준으로 정부 목표를 조기에 초과 달성하는 주요한 추진동력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2030 무공해차 전환 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변화는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차량의 전환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택시, 버스, 택배, 렌트차량의 전환은 국민이 무공해차를 접하는 기회를 늘릴 뿐만 아니라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환경부 역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충전 수요가 높은 차고지, 직장 등 주요 이동 거점에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50만 기 이상 구축함은 물론, 수소충전소도 전국 어디서든 30분 내 도달 가능하도록 450기 이상 구축해 주유소만큼 편리한 충전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고성능 무공해차 개발이 촉진될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을 개편하는 등 무공해차 보급 확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그린뉴딜 1주년을 맞이해, 도로 위에 파란 번호판의 무공해차가 가득할 그날을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