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역사관에서 만나는 ‘세계의 기억’
부산문화재단(대표이사 강동수)은 27일부터 9월 5일까지 조선통신사 역사관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소장기관 초청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세계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기록물인 한국의 유교책판과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을 부산시민들에게 소개한다.

27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한 한국의 유교책판 전시가 진행된다.

유교책판은 세대를 걸쳐 내려온 기록문화의 산물이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의 원형으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인출하던 책판을 뜻한다. 제작 과정의 공론화와 사제 간의 학문 전승, 수록된 내용의 진정성, 시대를 달리하는 기록물의 집합, 영구적 보존의 추구 등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유교책판은 출판문화사적 측면에서 그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초청전시에서는 징비록을 포함한 목판 8점과 편액 3점, 오륜행실도를 비롯한 고문서 4점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 중 주말 이틀 동안에는 목판 인출 체험도 상시로 진행된다.

8월 18일부터 9월 5일까지는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소장한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이 전시된다.

동아시아 근대의 형성과정에서 발현된 국민적 책임의식, 평화 사상의 전개 과정을 담고 있는 이 기록물들은 국가가 진 빚을 갚기 위해 1907년부터 1910년까지 국민들이 스스로 전개한 국채보상운동의 전 과정이 담겨있다.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국채보상운동은 국가 위기에 자발적으로 대응하는 시민 책임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초청전시에서는 국채보상회 사통 및 취지서, 국채보상지회 의금모집 발문, 국채보상영수증을 포함한 기록물 13점과 2020년 국채보상운동 만화·캐릭터 경진대회 수상작들이 같이 전시된다.

강동수 대표는 “이번 전시는 국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기록물을 부산 시민들에게 알리고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된 전시인 만큼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조선통신사 역사관은 조선통신사를 널리 알리는 목적 이외에도 부산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매주 일요일의 영화제 등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