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UAM 경쟁에도 KAI가 느긋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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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힙니다. 국내 다수 기업이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미 진입한 곳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우리 하나뿐입니다. 국내에서 UAM을 가장 잘 하는 업체는 KAI입니다.”
안현호 KAI 사장(사진)은 지난 4월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UAM 진출 의사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안 사장의 발언은 업계에서 한동안 화제에 오르내렸다. 현대자동차와 한화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UAM에 뛰어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KAI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뜻한다. 교통 혼잡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이동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26년 1560억달러, 2030년 3220억달러, 2040년 1조4740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 추정치가 30.4%에 달한다.
국내에선 자동차·기계장비 기술을 앞세운 현대차와 방위산업·인공위성 기술을 앞세운 한화, 항공기 제작·정비 기술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UAM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최근 수년간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2000억원대를 맴도는 KAI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이다. KAI는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이유가 뭘까. KAI 고위 관계자는 “UAM 시장과 비행체 기술 개발은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UAM 전체 시장의 90%는 건설, 운항, 금융 등 서비스 및 인프라 분야에 집중돼 있고, 비행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 수준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비스와 인프라를 앞세운 UAM 시장은 교통, 건설,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KAI는 ‘UAM 시장’이 아닌 ‘비행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KAI측은 “UAM 비행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 중 약 70%는 KAI가 이미 보유하고 있다”며 “나머지 30% 정도는 UAM에 특화된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UAM 비행체 기술을 앞세워 UAM 시장을 키워나가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자체 개발사업에 항공기 전문회사로서 적극 참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UAM사업부 관계자들과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AI는 협력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KAI 고위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협력의 문을 열어놓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UAM 경쟁업체인 한화시스템과도 협력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했다.
KAI가 이렇게 느긋한 이유가 뭘까. 정부와 해당 기업들은 오는 2025년까지 UAM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AI는 2025년 상용화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당장 UAM을 만들어 띄우라고 한다면 국내에서 가능한 업체는 항공기 제작 노하우를 보유한 KAI밖에 없다는 것이다. KAI 관계자는 “항공기 개발 경험이 없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자체 기술과 인프라를 갖춰 독자 개발하기까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UAM 상용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 선점’이라는 것이 KAI의 설명이다. KAI 관계자는 “개발·실증 중인 UAM은 동력장치와 이착륙 및 비행방식 등 주요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종이 존재한다”며 “10년 내 미래 시장을 지배할 표준 기종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몇 년간은 UAM 전략과 기술 선점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란 설명이다.
KAI는 오는 2025년까지는 UAM 개발을 위한 표준 선점을 위해 전기 분산추진, 소음 등 핵심 요소기술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UAM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위해 KAI와의 협력을 서두르려고 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KAI는 2025년까지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마무리하고, 2029년까지 UAM 독자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UAM 시장이 형성돼 실제 판매 가능하고 수익성을 가져올 수 있는 시기를 고려하면 이 같은 추진계획도 결코 늦지 않았다는 것이 KAI의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뜻한다. 교통 혼잡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이동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26년 1560억달러, 2030년 3220억달러, 2040년 1조4740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 추정치가 30.4%에 달한다.
국내에선 자동차·기계장비 기술을 앞세운 현대차와 방위산업·인공위성 기술을 앞세운 한화, 항공기 제작·정비 기술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UAM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최근 수년간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2000억원대를 맴도는 KAI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이다. KAI는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이유가 뭘까. KAI 고위 관계자는 “UAM 시장과 비행체 기술 개발은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UAM 전체 시장의 90%는 건설, 운항, 금융 등 서비스 및 인프라 분야에 집중돼 있고, 비행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 수준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비스와 인프라를 앞세운 UAM 시장은 교통, 건설,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KAI는 ‘UAM 시장’이 아닌 ‘비행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KAI측은 “UAM 비행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 중 약 70%는 KAI가 이미 보유하고 있다”며 “나머지 30% 정도는 UAM에 특화된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UAM 비행체 기술을 앞세워 UAM 시장을 키워나가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자체 개발사업에 항공기 전문회사로서 적극 참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UAM사업부 관계자들과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AI는 협력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KAI 고위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협력의 문을 열어놓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UAM 경쟁업체인 한화시스템과도 협력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했다.
KAI가 이렇게 느긋한 이유가 뭘까. 정부와 해당 기업들은 오는 2025년까지 UAM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AI는 2025년 상용화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당장 UAM을 만들어 띄우라고 한다면 국내에서 가능한 업체는 항공기 제작 노하우를 보유한 KAI밖에 없다는 것이다. KAI 관계자는 “항공기 개발 경험이 없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자체 기술과 인프라를 갖춰 독자 개발하기까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UAM 상용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 선점’이라는 것이 KAI의 설명이다. KAI 관계자는 “개발·실증 중인 UAM은 동력장치와 이착륙 및 비행방식 등 주요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종이 존재한다”며 “10년 내 미래 시장을 지배할 표준 기종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몇 년간은 UAM 전략과 기술 선점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란 설명이다.
KAI는 오는 2025년까지는 UAM 개발을 위한 표준 선점을 위해 전기 분산추진, 소음 등 핵심 요소기술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UAM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위해 KAI와의 협력을 서두르려고 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KAI는 2025년까지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마무리하고, 2029년까지 UAM 독자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UAM 시장이 형성돼 실제 판매 가능하고 수익성을 가져올 수 있는 시기를 고려하면 이 같은 추진계획도 결코 늦지 않았다는 것이 KAI의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