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기아 양재 본사. 사진=기아
서울 서초구 기아 양재 본사. 사진=기아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위기를 딛고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2분기 1조487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1452억원) 대비 924.5% 증가, 무려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영업익을 올린 것이다.

매출·영업익 모두 반도체 위기 뚫었다

미국, 유럽 등 침체됐던 주요 시장 수요가 되살아난 데다 고수익 신차 위주 판매에 집중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기아의 고수익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중국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 상승한 56.5%를 기록했다. 인센티브 축소,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 등 전사 차원 비용 절감 노력도 수익성 개선에 날개를 달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61.3% 증가한 18조33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이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4분기(영업이익 1조2816억원·매출액 16조9106억원)였다. 당기순이익 또한 1조3429억원으로 작년 2분기와 비교해 963.2%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가 이처럼 큰 폭의 매출 상승폭을 이끌어냈다. 쏘렌토, 카니발 등 고수익 RV 모델과 K8 등 경쟁력 있는 신차 확대 전략이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을 만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분기 판매량은 75만41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1% 늘었다. 국내 판매는 14만8309대, 해외 판매는 60만5808대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 국내 판매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작년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여파로 8.2% 감소했지만 해외가 70.9% 늘면서 내수 감소분을 상쇄했다.

해외 시장은 중국 지역을 제외하고 인도,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수요 반등과 주력 차종의 판매 호조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쏘렌토·카니발 등 고수익 RV 중심 판매에 집중하고 하반기 핵심 신차인 신형 스포티지와 EV6의 성공적 출시로 RV 및 전기차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마냥 안심하긴 일러

기아 EV6. 사진=기아
기아 EV6. 사진=기아
기아는 3분기 경영 환경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자동차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지속됨에 따라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내다봤다.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부정적 영향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는 대체소자 확보를 지속 추진하는 등 적극 대응을 통해 생산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최근 국내에 먼저 출시된 신형 스포티지, 3분기 출시를 앞둔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판매 실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