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은 각자의 AI 플랫폼 웹페이지를 갖고 있다. 여기서 자사의 AI 솔루션과 AI 개발도구 등을 판매한다. 한컴인텔리전스도 내년 1월 회사의 AI 솔루션을 망라한 플랫폼 웹페이지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AI 플랫폼과 접근 방법을 조금 달리한다.

다른 AI 플랫폼은 자사 제품만 팔지만 한컴인텔리전스는 다양한 스타트업 AI 솔루션도 입점시킬 계획이다. 한컴 관계자는 “AI 업계의 아마존 같은 상점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컴이 개방형 AI 솔루션 상점을 추진하는 이유는 좋은 AI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판로 확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소비자도 AI 솔루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니 ‘윈-윈’이라는 설명이다. 한컴 관계자는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AI 기업 간 협업도 활성화할 수 있다”며 “AI 업계에 상생의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AI 업계는 ‘이루다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AI 챗봇 서비스 이루다에서 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가 일어나 AI 업계 전반의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오순영 한컴인텔리전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서비스의 신뢰 확보를 위해 업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데이터 수집, AI 학습, 서비스 검수 등 개발 전 과정에 업계 자율의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도입해 실수·오류를 걸러낼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이런 취지에서 마련한 ‘신뢰할 수 있는 AI 실현 전략’은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복잡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에 집중돼 있는 정부의 AI 산업 지원을 중견기업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 CTO는 “데이터·AI 분석은 중견기업이라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기업의 크기 기준보다는 산업적 특성과 규모를 감안한 지원이 산업 생태계 전체를 키우는 데 효율적”이라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