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못 본 아빠 빚 저한테 갚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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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대물림'에 개인파산 내몰리는 아이들
미성년자 채무상속 상담
서울공익법센터 개시한지
6개월 만에 100건 넘어
미성년자 채무상속 상담
서울공익법센터 개시한지
6개월 만에 100건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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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받은 빚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결손가정과 극빈층에 해당하는 사례가 많아 “법적 보호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빚더미 상속받는 미성년자들

현행법상 피상속인이 사망할 경우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함께 상속자에게 넘어간다. 상속인이 과도한 빚을 넘겨받지 않기 위해선 ‘상속개시(사망)’를 알게 된 날로부터 3개월 내 법원에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상속포기는 상속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재산·빚 모두 후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간다.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는 것을 뜻한다. 빚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을 때는 그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특별 한정승인’을 신청하는 제도도 있다.
“결손가정·극빈층 빚 상속 막아야”
공익법센터에는 미성년자 본인도 모르게 빚이 상속돼 뒤늦게 법률상담을 받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부모가 이혼하거나 사망해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거나, 장애인 편부모를 둔 아이, 시설에 맡겨진 아이 등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이상훈 공익법센터장은 “부모가 이혼해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여덟 살 아이가 사망한 아버지의 빚을 떠안게 된 사례도 있다”며 “어린아이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혼한 어머니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결국 채권자로부터 재산을 압류당하거나 개인파산을 신청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