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의힘 파고드는데…윤석열 '장외' 고집 이유는?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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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원장 측
“제3지대 참 어렵다. 국민의힘 입당, 이상과 현실의 타협”
“호랑이 잡으로 호랑이 굴 들어왔다 … 당 장악할 것”
윤 전 총장 측
“입당 땐 중도 떨어져 … 바깥에서 힘 키워 국민의힘과 단일화”
캠프 일각선 “제3지대 한계” … 검증 대응 등 위해 조기 입당 주장도
“제3지대 참 어렵다. 국민의힘 입당, 이상과 현실의 타협”
“호랑이 잡으로 호랑이 굴 들어왔다 … 당 장악할 것”
윤 전 총장 측
“입당 땐 중도 떨어져 … 바깥에서 힘 키워 국민의힘과 단일화”
캠프 일각선 “제3지대 한계” … 검증 대응 등 위해 조기 입당 주장도
지난 15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기 하루 전. 그의 최측근 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묻자 “시일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전 원장은 완벽주의자”라며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최 전 원장 캠프 내에선 조기 입당에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았다. 최 전 원장의 한 측근은 조기 입당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아사리판 같은 선거판에 일찍 들어가 이리 뜯기고 저리 뜯길 필요가 있느냐”며 “국민의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여권이 검증 공세 강도를 더욱 높일 게 뻔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나 최 전 원장은 입당 전날 밤샘 고민 끝에 조기 입당 결정을 했다. 최 전 원장의 단독 결정이었다고 캠프 관계자는 말했다. 조기 입당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한 측근은 현실론을 들었다. “최 전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은 ‘반문(반문재인)’에서 출발한다. 반문은 폭정이고 실정(失政)이다. 국민의힘은 그간 너무 무능해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신이 컸다. 하지만 막상 현실 정치에 부딪치면 제3지대, 제3정당은 참 어렵다. 결국 기존 정당에 들어가 개혁하는 수밖에 없다. 이상과 현실의 타협이다.”
최 전 원장은 뒤늦게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민의힘 경선이 한달여 뒤에 시작된다는 점에서 시한이 촉박한 점이 조기 입당의 주요 이유였다고 한다. 조직력을 갖추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왕 대선에 나갈 바엔 중앙과 지역 조직이 잘 갖춰진 국민의힘을 업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최 전 원장의 생각이라고 한 측근은 말했다. 보수 결집의 주역으로 일찌감치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조기 입당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좋은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정당 밖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보다는 정당에 들어가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입당 문제를 놓고 ‘밀당’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구태 정치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 최 전 원장의 판단이라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연일 국민의힘 의원들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 15일 입당한 뒤 17일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 등과 부산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19일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났다. 20일엔 당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가졌고, 22일엔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태영호·한기호·박성중·김정재 의원을 각각 찾았다. 캠프 관계자는 “정치 초년병인 최 전 원장은 대선이라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인 국민의힘에 들어온 만큼 당 지지 기반을 넓혀 국민의힘을 대선 전초기지로 확고히 삼고, 개혁을 주도해 명실상부한 당 주인이 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와 뚜렷히 대별된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선뜻 들어가지 않는 것은 중도층이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중도의 힘을 확 끌어들이기 쉽지 않은 만큼 제3지대에서 힘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런 뒤 국민의힘과 적어도 대등한 관계에서 단일화, 야권 통합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다.
윤 전 총장을 만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윤 전 총장이 당장 입당하지 않고 막판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제 3지대에서 중도층 지지를 확고히 얻은 다음 단일화 후보가 된 뒤 국민의힘 지지까지 더한다면 대선 본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국민의힘 경선이 마무리되는 11월 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한 뒤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캠프 내에선 제 3지대에 머무르는데 대한 한계를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 전 총장을 돕는 한 정치권 인사는 “특히 처가와 처를 둘러싼 검증 공방이 벌어졌을 때 국민의힘이라는 거대한 당이 뒷받침 되지 못하고, 개인 플레이를 하다보니 대응이 체계적이지 않고 미약했다는 자성이 캠프 내에 있다”고 했다.최근 ‘주 120시간’발언 등 메시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제 3지대 세력을 모으는데 한계에 부닥치면 결국 국민의힘 입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에게 연일 입당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선전이 본격화 하는 8월말까지 입당하지 않는다면 막판 윤 전 총장과 단일화도 없다고 이준석 대표는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국민을 바라보고 가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길로 걸어가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외곽에서 힘을 키우겠다는 뜻을 접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의힘을 파고드는 승부수를 던진 최 전 원장과 ‘아웃파이터’를 고수하는 윤 전 총장 중 누가 더 유리한 대선 고지를 점할까.
홍영식 논설위원
최 전 원장 캠프 내에선 조기 입당에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았다. 최 전 원장의 한 측근은 조기 입당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아사리판 같은 선거판에 일찍 들어가 이리 뜯기고 저리 뜯길 필요가 있느냐”며 “국민의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여권이 검증 공세 강도를 더욱 높일 게 뻔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나 최 전 원장은 입당 전날 밤샘 고민 끝에 조기 입당 결정을 했다. 최 전 원장의 단독 결정이었다고 캠프 관계자는 말했다. 조기 입당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한 측근은 현실론을 들었다. “최 전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은 ‘반문(반문재인)’에서 출발한다. 반문은 폭정이고 실정(失政)이다. 국민의힘은 그간 너무 무능해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신이 컸다. 하지만 막상 현실 정치에 부딪치면 제3지대, 제3정당은 참 어렵다. 결국 기존 정당에 들어가 개혁하는 수밖에 없다. 이상과 현실의 타협이다.”
최 전 원장은 뒤늦게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민의힘 경선이 한달여 뒤에 시작된다는 점에서 시한이 촉박한 점이 조기 입당의 주요 이유였다고 한다. 조직력을 갖추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왕 대선에 나갈 바엔 중앙과 지역 조직이 잘 갖춰진 국민의힘을 업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최 전 원장의 생각이라고 한 측근은 말했다. 보수 결집의 주역으로 일찌감치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조기 입당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좋은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정당 밖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보다는 정당에 들어가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입당 문제를 놓고 ‘밀당’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구태 정치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 최 전 원장의 판단이라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연일 국민의힘 의원들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 15일 입당한 뒤 17일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 등과 부산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19일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났다. 20일엔 당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가졌고, 22일엔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태영호·한기호·박성중·김정재 의원을 각각 찾았다. 캠프 관계자는 “정치 초년병인 최 전 원장은 대선이라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인 국민의힘에 들어온 만큼 당 지지 기반을 넓혀 국민의힘을 대선 전초기지로 확고히 삼고, 개혁을 주도해 명실상부한 당 주인이 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와 뚜렷히 대별된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선뜻 들어가지 않는 것은 중도층이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중도의 힘을 확 끌어들이기 쉽지 않은 만큼 제3지대에서 힘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런 뒤 국민의힘과 적어도 대등한 관계에서 단일화, 야권 통합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다.
윤 전 총장을 만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윤 전 총장이 당장 입당하지 않고 막판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제 3지대에서 중도층 지지를 확고히 얻은 다음 단일화 후보가 된 뒤 국민의힘 지지까지 더한다면 대선 본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국민의힘 경선이 마무리되는 11월 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한 뒤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캠프 내에선 제 3지대에 머무르는데 대한 한계를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 전 총장을 돕는 한 정치권 인사는 “특히 처가와 처를 둘러싼 검증 공방이 벌어졌을 때 국민의힘이라는 거대한 당이 뒷받침 되지 못하고, 개인 플레이를 하다보니 대응이 체계적이지 않고 미약했다는 자성이 캠프 내에 있다”고 했다.최근 ‘주 120시간’발언 등 메시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제 3지대 세력을 모으는데 한계에 부닥치면 결국 국민의힘 입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에게 연일 입당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선전이 본격화 하는 8월말까지 입당하지 않는다면 막판 윤 전 총장과 단일화도 없다고 이준석 대표는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국민을 바라보고 가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길로 걸어가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외곽에서 힘을 키우겠다는 뜻을 접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의힘을 파고드는 승부수를 던진 최 전 원장과 ‘아웃파이터’를 고수하는 윤 전 총장 중 누가 더 유리한 대선 고지를 점할까.
홍영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