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선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동물 학대나 유기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기르는 동물이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다칠 경우 위자료를 받게 되는 등 실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과 예상되는 변화를 질의응답(Q&A) 형식으로 풀어봤다.
▷개정안이 지칭하는 ‘동물’의 범위는.
“살아 숨 쉬는 모든 동물을 가리킨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신경계통이 발달한 척추동물만을 동물로 보고 있다. 가재 등 갑각류, 지렁이 같은 절지동물, 곤충은 동물로 취급하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은 이것들을 모두 동물로 봐 ‘제3의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규정도 바뀌나.
“시차를 두고 처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 학대 시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법원 판례를 보면 수십만~수백만원 벌금형에 그친 사례가 대부분이다. 앞으로는 국민적 공감대를 통해 동물 학대 처벌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반려동물이 죽거나 다치면 어떻게 되나.
“지금까지는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해 ‘재물손괴죄’를 적용해왔다. 그런 까닭에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고양이가 죽더라도 ‘시장거래액’ 정도만 보상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반려동물 주인이 정신적 피해보상, 즉 위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런 방안을 법무부가 검토 중이다.”
▷동물이 압류 등 강제집행 대상에서도 빠지나.
“반려동물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 금지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에 해당돼 가압류가 가능하다. 2018년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의 집행관이 반려동물을 압류해 처분한 사례가 있다. 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를 찾아가 그의 강아지 두 마리에 ‘빨간 딱지’를 붙였다. 강아지들은 감정가대로 각각 15만원과 10만원의 가격이 책정돼 팔렸다.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사라질 것이다.”
▷개나 고양이를 유기하면 어떻게 되나.
“시행령이 마련되고 판례가 쌓이면서 구체화할 것이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내다버릴 경우 처벌 수준은 행정질서벌인 과태료 300만원에서 형벌인 벌금형 300만원으로 지난 2월 바뀌었다. 동물 유기에 대한 사회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민법상 동물에 고유의 지위가 부여되면 검찰과 법원에서도 보다 높은 구형과 형량을 내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남이 키우는 반려동물에게 물렸을 때 피해 배상을 받는 정도도 달라지나.
“이는 동물보호법상 맹견 관리에 관한 규정 등으로만 논의되고 있다. 국민의 법감정을 고려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안효주 한국경제신문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