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매각했던 CJ, 3년만에 마이크로바이옴 벤처 인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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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키우고 매각한 CJ헬스케어, HK이노엔으로 사명변경
신약 성공하고 승승장구…코스닥 상장 임박
“리베이트 리스크 덜고 프로바이오틱스 사업과 시너지”
신약 성공하고 승승장구…코스닥 상장 임박
“리베이트 리스크 덜고 프로바이오틱스 사업과 시너지”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천랩의 최대주주인 천종식 대표와 주요주주인 상하이ZJ바이오테크는 각각 39만858주와 23만4375주를 모두 250억932만원을 받고 CJ제일제당에 매각하는 계약을 지난 21일 맺었다. CJ제일제당은 천랩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732억4123만원에 390만9838주를 확보한다. 오는 10월29일에 매각대금을 일시에 지급하고, 유상증자 대금도 납입할 예정이다. 모두 983억원을 들여 천랩 지분 44%를 확보하게 된다.
CJ제일제당 인수 발표되자 천랩 '상한가'
CJ제일제당 3년만에 다시 헬스케어 사업에 발을 담그게 됐다. 사실 CJ제일제당의 업력은 오래됐다.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해 제약사업부를 만들고 2018년까지 35년동안 쌓은 노하우가 있었다. 그럼에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떼어낸 터라 이번 인수는 시장에서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CJ제일제당 매각한 HK이노엔, 신약 성공에 코스닥 상장 '대박'
HK이노엔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전날 개최한 간담회에서 이 회사의 연구·개발(R&D) 총괄인 송근석 전무는 “자체적 기술력만으로 초기 개발부터 임상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한 제품으로 진행해본 제약사는 많지 않다”며 “(HK이노엔은) 신약 개발과 사업에서 모두 성공해 개발 경험을 (회사의 역량으로)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숙취해소제 시장 1위 제품인 컨디션을 제조·판매하는 HB&B 부문도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아까운 부분이다. 당장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가 의약품보다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쎌바이오텍을 비롯한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기업들도 숙취해소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과거 매각이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제약 업계를 짓눌렀던 '불법 리베이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는 얘기도 있다. 사업을 포기한다기 보다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떼어내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당시 HK이노엔을 매각한 배경에 대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수감돼 있는 와중에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며 “대기업 입장에서는 법률 리스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