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1조281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23일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9102억원)보다 40% 넘게 늘어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농협금융은 올해 처음으로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해 연간 기준 '2조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뒀다.

농협금융은 "이자·비이자이익의 지속적 성장과 대손비용 감소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이 1년 전보다 6.3%(2451억원) 증가한 4조1652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순이자마진(NIM)이 0.06%포인트 떨어진 1.61%로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계속됐지만, 대출자산이 작년 말 대비 6.5%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비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81.6%(5292억원) 급증한 1조1780억원이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위탁중개수수료가 대폭 늘면서 수수료이익이 983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8.5%(2179억원) 늘어난 규모다. 유가증권·외환파생손익도 크게 개선돼 114.7%(4798억원) 급증한 898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대비해 작년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려 쌓았던 만큼 올해는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도 호실적의 배경이다. 농협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187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228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계열사별로 보면 증권 보험 등 비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수수료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527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또 한 번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작년 상반기보다 2배(101.7%) 늘어난 규모다. NH농협생명도 143.1% 급증한 982억원, 농협캐피탈은 104.6% 늘어난 583억원의 순이익으로 일제히 2배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농협손해보험도 36.8% 증가한 573억원의 호실적을 냈다.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7.8%(1295억원) 증가한 8563억원이었다. 이자이익이 2조8537억원으로 8.4% 늘고 대손충당금 부담도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대출이 늘면서 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 등 각종 출연료 비용이 급증한데다 유가증권·외환파생 부문 이익이 줄면서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247억원으로 1년 새 46%(1065억원) 감소했다.
농협금융도 '사상 최대' 호실적...상반기 순이익 1조3000억원
농협금융은 실적 발표와 함께 22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도 열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과 계열사 임원 등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을 위한 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2012년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해 금융지주사로 새 출범한 농협금융은 내년 3월 10주년을 맞는다.

손 회장은 "지난 10년의 성장과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유례 없이 빠른 경영환경 변화와 다양한 위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기"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한 시장 경쟁력 제고로 농협금융 본연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고, 국민과 농업·농촌에 기여하는 새로운 10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