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오는 2030년까지 전동화 전환에 47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22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벤츠는 오는 2025년까지 3개의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갖추고 배터리 공장 8곳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배터리의 경우 유럽 및 아시아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약 200Gwh(기가와트시)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다만 파트너사가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올라 샬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전환의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규모의 자본 재분배가 필요하다"며 "여건이 허락한다면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츠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470억달러를 1차로 투입한다. 이 금액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투자 가운데 폭스바겐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폭스바겐은 최근 2025년까지 730억유로(약 99조원)를 전동화 전환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전환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 벤츠는 연내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EQS'를 출시하며 전기차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건다. 벤츠는 중국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을 비롯해 국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 받고 있다.

동시에 벤츠는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투자를 2026년까지 2019년 대비 80% 줄일 계획이다. 또 2039년까지 모든 신차의 탄소배출을 제로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벤츠는 4년 안에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