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이원욱 위원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이원욱 위원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방송통신심의위원 위촉에 반발하며 청와대 항의 방문에 나섰다. 이번 선임은 정 전 사장에게 방심위원장을 맡기기 위한 수순이라고 지적하며 "문 대통령의 언론 장악 완결판"이라고 비판했다.

23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 전 사장의 방심위원 위촉에 반발하며 청와대 항의 방문에 나서기로 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 등이 참여키로 했다.

청와대는 이날 5기 방심위원 9명 중 7명을 위촉했다. 정 전 사장을 비롯해 김유진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이 청와대 추천 몫으로 선임됐다.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황성욱 법우법인 에이치스 변호사,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국회의장 추천 몫이고,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국회 과방위 추천 몫이다. 국민의힘이 이날 방통위원 위촉에 반발하면스 국민의힘 몫의 2명은 공석으로 남게 됐다. 5기 방통위원의 임기는 오는 2024년 7월 22일까지다.

국민의힘은 이번 5기 방통위원 위촉을 두고 "문 대통령의 언론 장악의 완결판"이라며 "즉각 취소하라"고 반발했다.

박대출 의원은 이날 SNS에 "문 대통령이 대통령 몫의 방심위원으로 정권 편향 인사인 정연주씨를 위촉했다"며 "정 씨를 방심위원장으로 내리 꽂기 위한 수순"이라고 글을 썼다.

박 의원은 정 전 사장이 방심위원장이 될 경우 문 정부가 언론을 완전히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정 전 사장의 방심위원장 선임은) 선수를 심판으로 기용하는 격"이라며 "대선 앞두고 부정경기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전포고나 다름 없다"고 했다. 이어 "방심위에 편향성의 올드보이 정 씨를 위원장으로 내리꽂는 것은 방심위의 중립성 독립성을 포기하는 반언론적 반민주적 처사"라며 "공정선거, 공정방송을 바라는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는)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의 무모한 인사 도발"이라며 "정권에 유리한 편향방송은 봐주고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은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처럼 노골적인 편향인사를 내리꽂을 수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인사에 대해 "드루킹의 추억이 아련하냐"고 반문하며 여론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인사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감옥에 보낸 대법관의 좌표를 찍고, 방송농단하는 친여 방송인인 '김어준 방탄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